[문화산책] 예술품에 대한 태도

  • 입력 2011-01-05 08:11  |  수정 2011-01-05 08:11  |  발행일 2011-01-05 제20면

갤러리에 들어선다. 흰 벽에 깔끔하게 정돈된 그림이 가지런히 걸려있다. 1㎝의 오차도 없이 수평·수직으로 자신들을 봐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예술에 대한 존중에서 나오는 행동이든, 쇼윈도에 전시된 비싼 물건을 대하는 태도든, 어쨌든 조심스럽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무언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본능적인 소비문화 속에 살고 있다. 이런 현대 소비사회에서 예술품은 날이 갈수록 더욱 더 과장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이 물질적이건, 정신적이건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것이 바로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쉽게 살 수 있는 금액이 아닌 예술품을 사는 사람, 그들을 우리는 컬렉터라고 부른다. 굳이 해석하자면 '모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림을 사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다. 순수하게 그 자체가 좋아 보면서 혼자 즐기는 사람, 그것을 돈이 되는 투자의 가치를 가진 물건으로 보는 사람. 전자는 어느 장소에 어떻게 걸어놓을까를 고민하고, 볼 때마다 그것이 가진 가치를 존중하며 정신적인 위안을 얻는다. 후자는 말 그대로 모으는 사람이다. 심지어 어떤 작품은 포장지 속에 머무르다 몇 년 뒤 다시 나타난다. 소장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열심히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려 하고 예술의 정신적인 것을 중요히 여기는 것은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일 것이다. 왜냐하면 작품 앞에서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감상하는 모습은 그저 고가의 물건에 대한 주의가 아닌 한 예술가의 가치관과 인생이 담겨 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예의이며, 이것이 진정한 소장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자신의 몸에 몇 방울 떨어뜨려주면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향수와 같다." 보스턴 출신의 미국 시인이자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처럼, 예술작품이 행복이라는 향수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진정한 예술관람 문화는 전시장이 위압감을 느끼며 말 한마디 없이 그저 훔쳐보듯 관람하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보고 이야기하며 행복한 향수의 감동을 가져갈 수 있는 소중한 여유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 할 때 가능한 것이다.


유명진(갤러리M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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