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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4년 전이다. 첫 만남 때 둥글게 원을 만들어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은 엉뚱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서로 눈을 맞추지 못해 아동들에게 접근하기가 무척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2007년 2월 대구시내 N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예술학교의 교육프로그램 중 발달장애아들을 대상으로 한 무용치료수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발달장애아에게 적용되는 무용치료수업은 선생님과 대화 등으로 소통하는 언어화 단계-율동이 가미되는 움직임 단계-생각나는 것을 그림으로 그리기 단계-느낌을 표현하는 언어화 단계가 반복된다.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10여명의 장애아들이 무용치료수업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율동이나 움직임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냥 한 곳을 쳐다보면서 앉아 있거나, 딴짓을 하는가하면 한 곳을 계속 맴도는 아이도 있었다.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아이들이었지만, 수업이 반복되자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무용이라는 움직임 속으로 서서히 들어왔고, 선생님과의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발달장애아에게 무용치료를 통해 뭔가를 표현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흥미와 관심, 불안과 긴장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같은 움직임을 수없이 반복시키고, 선생님의 정을 아이들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야 비로소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 다음에야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춤을 출 수 있게 된다. 이끌어내는 입장에서 인내심을 요하는 이 수업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매년 말이면 예술학교 무용치료수업 아이들이 송년예술제를 한다. 지난해에도 12월4일 신명고등학교 강당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예술제를 열었다. 한해동안 갈고닦은 춤 솜씨를 한껏 뽐내는 뜻깊은 자리다. 무대 위에서 친구들의 움직임을 서로 곁눈질해 가면서, 아이들은 손을 뻗고 몸을 흔들었다. 얼굴에서 행복감이 봄 아지랑이 피듯 피어올랐다. 공연이 끝나고 선생님에게로 달려오는 아이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아졌다. 괴성을 지르거나 불안해하고, 의사표현을 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던 아이들이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다 같이 손을 잡고 둥글게 서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 따뜻한 한해였다. 새해엔 장애아들에게 사회적 관심이 쏟아지길 기대해 본다.
변인숙(한국무용협회 대구시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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