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몰입하는 사람

  • 입력 2011-01-21 08:00  |  수정 2011-01-21 08:00  |  발행일 2011-01-21 제18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피겨의 여왕 김연아,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시기와 활동분야는 각기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톨스토이가 위대한 문학가로 등장하기까지는 63년간 멈춘 적 없는 일기가 밑거름이 됐다. 김연아는 한 동작을 익히려고 1만 번을 연습했으며, 강수진은 발끝으로 서서 공중 점프를 하기 위해 하루 19시간씩 몸을 혹사시켰다고 한다. 바로 '반복'과 '몰입'의 결과가 오늘날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하게 만든 것이다.

무슨 일에 완벽하게 몰입하기란 쉽지 않음을 우리는 일상에서 경험한다. 하지만 몰입이 가져다주는 성취감만큼 또 즐거운 것이 있을까. 긍정심리학 분야의 대표적 연구자이자 심리학자인 미국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성과 몰입의 연관성을 이론화해 현재 많은 분야에서 인용되고 있다. 그는 창조적인 사람의 3가지 요건으로 전문지식, 창의적 사고, 몰입을 꼽았다. 그러면서 창조성은 갑자기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이해와 숙달을 통해 전문지식이 기초가 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몰입에 의해 창조의 과정이 완성되고 그를 통해 우월적인 행복을 느낀다고 본 것이다.

은반 위에서 불꽃처럼 날아올라 공중 3회전 반 바퀴 후 깃털처럼 내려앉는 김연아의 트리플악셀과 토슈즈를 신고 중력도 꺾을 수 없는 나비의 날갯짓으로 도약하고 낙하하면서 아슬아슬 균형을 잡는 우아한 몸짓의 강수진을 보면서 우리는 열광한다. 가녀림과 야무짐, 유연성이 공존한다. 자신의 일에 몰입해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연기를 펼치면서 두 사람은 최상의 행복을 맛볼 것이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론'을 실제로 증명하는 사례로 이만한 게 또 있을까.

몰입은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강한 집중력으로 해결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포기란 없고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몰입이 완성된다.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관통하는 창조와 성공의 힘은 반복과 몰입이었음을 우리는 이들 말고도 많은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기술이나 도전 수준이 높을수록 몰입의 강도는 세다. 사회적으로 명성을 쌓은 사람은 바로 몰입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몰입하고 있는가?

변인숙(한국무용협회 대구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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