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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수궁(德壽宮) 미술관에서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이 열리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 있는 알베르티나 미술관이 소장한 주요 걸작 121점을 아시아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란다. 유럽 미술이 절정기에 달했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후반까지 피카소와 자코메티를 비롯한 세계적인 거장들의 회화, 조각 작품들이 선보여 그 시대 예술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철저한 고독을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예술 작품의 감상은 독특한 예술성과 시대적 배경, 작가의 특성을 이해한 다음엔 주관적인 내면화의 단계로 발전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석조전 벽면에 전시된 예술품은 현대식 미술관 넓은 공간에서 보는 작품들과는 다른 감동을 준다. 오래전 먼 나라 사람의 고뇌와 열정이 우리의 옛 집에서 현실로 살아나는 느낌이랄까.
중화전 벽면에 걸린 피카소의 난해한 그림을 고뇌에 찬 왕이 쳐다보고 있는 장면을 그려보고, 자코메티의 '받침대 위의 네 여자'를 비운의 왕비 명성황후와 그의 여인들로 착각하게 하니까. 학창시절 미술 교과서나 벽에 걸린 달력에서 보던 마티스와 샤갈의 그림은 퍽이나 낯설었는데 세월을 뛰어넘어 친근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요즈음 국사교육 당위성 논쟁이 뜨겁다. 역사의 부침(浮沈) 가운데서 조선의 정궁이기도, 대한제국의 황궁이기도 했던 이곳 덕수궁. '덕수(德壽)'라는 이름은 조선 초 정종임금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조대왕에게 오래 사시라는 뜻에서 올린 이름으로, '왕위에서 물러난 왕'을 의미하기 때문에 궁궐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덕수궁이라 쓰지 않고 경운궁이라 한다.
현재 국립미술관 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조전은 대한제국 때 일본인의 설계로 건립된 경운궁의 유일한 서양식 건축물이다. 전시실 입장에 앞서 궁궐 곳곳을 살펴본다면 피카소와 마티스가 오늘의 우리네 옛 궁궐에도 자연스레 어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사와 내 나라 역사 속에 살아있는 우리 아이들, 교과서 속 지식과 예술과 삶이 하나임을 아는 우리의 후손은 이렇듯 자연스럽게 길러져야 하지 않을까.
김필숙(안동문화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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