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최선의 디자인, 굿디자인

  • 입력 2011-01-27 08:03  |  수정 2011-01-27 08:03  |  발행일 2011-01-27 제19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주말 드라마에 백화점 CEO로 등장했던 남자주인공의 극중 대사들이 장안의 화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패러디되고 있는 대사는 임원들이 가져온 기획안을 앞에 두고 기선을 제압하는 장면에서 나온 것인데, 그는 서류를 던지며 이렇게 말한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드라마에서는 남자주인공의 안하무인하고 거만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한 대사였지만, 생각해보니 이 말은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노력이 부족한 어설픈 과제물을 발표했을 때 여지없이 은사님으로부터 듣던 내용과 같다. 드라마 속 대사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이 표현은 필자가 졸업 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또 디자인 교육자로 학생을 지도하면서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

디자인에서 '최선'은 가장 좋은 것(最善)과 가장 아름다운 것(最嬋)을 추구한다. 성공적인 디자인은 시장에서 소비자의 구매에 따라 성패가 판단되지만, 최선의 디자인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디자인 기획과 개발, 생산 과정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가치로 판단된다.

최선의 디자인을 판단하는 일종의 기준으로 국내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굿디자인상'이 있고, 세계적으로는 독일의 'iF어워드'와 '레드닷어워드', 미국의 'IDEA' 등이 대표적인 판단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iF어워드의 제품디자인 부문 수상작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과 기준을 보면 디자인 품질, 디자인 마감, 재료의 선택, 혁신의 수준, 환경 영향성, 기능성, 안전성, 브랜드 가치와 브랜딩, 보편적 디자인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요소의 평가를 통해 최선의 디자인을 선정하게 된다.

아쉽게도 '장인이 한 땀 한 땀 제작한' 수작업을 통한 고가의 한정 생산은 최선의 디자인을 판단하는 평가 기준에 속하지 못한다. 디자인은 특정 대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한 것이고, 그들의 삶 속에 녹아들었을 때 더욱 가치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성훈(대구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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