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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리티(sexuality)는 19세기에 처음 등장한 용어다. 인간의 성적인 욕망과 감정, 표현, 행동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정체성과 존재의미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섹슈얼리티가 잘 부각된 '관능에 관한 최고의 춤곡'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볼레로'다. 프랑스 근대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남긴 작품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이 곡은 두 마디로 된 주제가 무려 169번이나 반복된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리듬이 점점 고조되다가 격해지면서 보는 이를 몰입하게 한다.
현대발레로 표현된 볼레로는 남녀 두 주인공이 등장해 마치 대결을 하듯 춤을 추는 형식이다. 팽팽한 긴장감과 독특한 동작, 묘하게 야한 것이 특징이다. 흥분의 강도에 따라 이뤄지는 능수능란하고 현란한 테크닉이 춤의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15분가량 진행되는 볼레로는 육감적, 관능적, 호색적이어서 1930년대 발표 당시에는 저속한 카바레용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때는 섹슈얼리티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해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신무용의 대표주자는 최승희(1911~67)다. 1930년대 후반 선보인 그녀의 '보살춤'은 반라의 차림에 반짝이는 금속성 액세서리, 섬세한 손놀림에다 미묘한 감정이 배어있는 표정과 눈빛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맸다. 절제된 움직임과 과감함, 현대성으로 보살춤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육체의 선을 살린 파격적인 배꼽의상을 입고 무대에 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최승희는 의상을 통해 춤의 언어를 표현하고자 했고, 근대무용의 자유로움과 몸의 해방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처럼 서양이나 동양이나 섹슈얼리티에 대한 표현은 예술과 외설 사이를 넘나들었으나, 안무가들은 자신의 춤이 외설로 추락하는 것을 의도하면서 만들지는 않았다.
현재 공연을 보면 섹슈얼리티가 볼거리, 관객동원, 흥미유발, 선전 등의 도구로 활용되는 경향이 짙다. 의미없는 토플리스(상의는 드러내고 하의만 걸치는 것)차림에다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즐겨 시도한다. 이런 행위는 신체노출 부위에 노골적으로 시선을 머무르게 해 작품몰입을 방해한다. 의도적이고 무분별한 섹슈얼리티의 확장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변인숙(한국무용협회 대구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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