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봄이다, 부지런하자

  • 입력 2011-03-04 07:49  |  수정 2011-03-04 07:49  |  발행일 2011-03-04 제18면
[문화산책] 봄이다, 부지런하자

지난 주말 비가 내린 이후 꽃샘추위가 우리의 몸을 웅크리게 만들고 있다. 한겨울 같은 차가운 바람은 여전히 겨울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파릇파릇한 새싹은 차가운 바람에 기죽지 않고 언 땅 위로 돋아나고 있다. 유난히 추위가 기승을 부린 탓에 올해는 꽃들이 더 일찍 탐스럽게 필 것이라고 한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어머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 내 머릿속에 함께 떠오른다. '항상 봄처럼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을 지니고, 새로워라'고 말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지난 겨울 우리는 힘들었다. 폭설과 혹한, 그리고 구제역이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자식같은 소를 어쩔 수 없이 땅에 묻어야 했던 어르신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들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 매몰지 2차 오염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또 다시 우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구제역 방역을 위해 일하다 과로로 숨진 공무원들의 아픔도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돈벌이는 여전한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주부들 한숨 소리는 커져가고 있다. 정치권에서 서민을 위한 복지논쟁이 뜨겁지만 서민의 시선은 싸늘하고, 삶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정치권의 공정한 사회구현 외침도 여전하다.

정치구호를 떠나 우리는 공정한 사회를 이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한다면 모든 이들은 같은 출발선상에 설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고급 운동화를 신고, 또 다른 이는 맨발에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려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기회 균등이 모양새를 갖췄다면 이제 동등한 조건에서 삶을 채워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이 공정사회다.

불공정한 사회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이뤄가면 불공정함도 하나씩 해결될 것이다. 2011년 3월, 다시 우리에게 봄이 왔다. 봄처럼 부지런해야 가을에 거둘 열매가 있다.


배지숙(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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