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속에 또다른 극…실감나는‘광대의 사랑과 질투’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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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3   |  발행일 2019-04-23 제25면   |  수정 2019-04-23
20190423
26~2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 ‘팔리아치’.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루제로 레온카발로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적 오페라 ‘팔리아치’를 오는 26~27일 무대에 올린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레온카발로의 작품 중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팔리아치’는 작곡가 본인이 대본까지 직접 만든 작품으로,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의 정수로 꼽힌다. ‘베리스모’는 ‘진실’이라는 뜻의 단어 ‘베로(Vero)’에서 파생된 말로, 베리스모 오페라는 신화나 영웅적인 이야기로 가득했던 당시의 오페라와 달리 일반 사람들의 사랑과 질투, 살인 등 현실적인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을 일컫는다.

작곡가 레온카발로 서거 100주년
‘팔리아치’ 26∼27일 오페라하우스
현실적 삶 다룬 베리스모의 정수
관람객이 극속 들어가 이색 경험


‘광대’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팔리아치’는 19세기 이탈리아의 유랑극단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레온카발로는 광대들의 사랑과 질투, 집착과 비극적인 결말의 서사를 짧은 시간 안에 긴박하게 구성했다.

특히 2막에서는 유랑극단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즉흥적으로 연기했던 이탈리아의 정통 희극 ‘코메디아 델 라르떼’를 ‘극 중 극’으로 삽입하는 액자식 구성이 돋보인다. 이는 관객들이 직접 극 속으로 들어가 마을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듯 착각하게 만들고, 현실과 무대의 경계가 무너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연출을 맡은 엔리코 카스틸리오네는 이 오페라의 배경이기도 한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 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이탈리아 남부 민중의 거친 삶과 유랑극단의 모습을 무대에 그대로 재현한다. 지휘자 카를로 골드스타인은 그라츠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오페라 ‘투란도트’를 지휘해 호평을 받았다.

베리스모 오페라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본성, 극적인 감정을 연기와 음악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노래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무대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윤경(넷다 역)과 테너 이병삼(카니오 역), 바리톤 한명원(토니오 역), 대구오페라하우스 주역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소프라노 신은혜(넷다 역), 바리톤 임희성·나현규(실비오 역), 테너 차경훈(카니오 역)·김성환(베페 역),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바리톤 박병인(토니오 역) 등이 출연한다. 입장료 1만~5만원.(053)666-6170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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