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협 대구지회는 왜 ‘사고지회’가 됐나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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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09 15:49  |  수정 2026-02-09 19:22  |  발행일 2026-02-09
2023년 1월 故 김정기 대구지회장 유고로 인한 보궐선거부터 갈등 시작
법원 ‘대구지회장 선거 유효’… 한국미협 ‘본회 규정 어기고 선출된 지회장 승인한 바 없어’
한국미술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

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

한국미술협회와 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이하 대구지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미협과 대구지회의 갈등은 지난 2023년 1월 제22대 고(故) 김정기 회장의 유고로 인한 보궐선거로부터 비롯됐다.


당시 대구지회는 '결원된 임원의 보선은 이사회에서 심의 의결한다'는 지회 정관 및 선거관리세칙에 따라 2023년 3월31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제23대 회장으로 노인식 회장을 선출했다. 이에 지회 회원 중 일부는 지회 이사회에서 결의한 회장 선출은 '임기 중 선출직 임원이 궐위됐을 경우 총회에서 선출하며, 보궐 임원의 임기가 6개월 미만일 경우엔 이사회에서 선출할 수 있다'는 상급단체인 한국미협의 정관 및 지회(지부)설치 운영규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이사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사회를 통한 대구지회 회장 선출은 유효하다"고 판결하며 그 근거로 대구지회의 독립적 지위를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대구지회는 조직과 운영을 자율적으로 하는 비법인사단으로서 한국미협으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조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조직과 운영에 한국미협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한국미협은 지난해 4월15일 노 회장을 대구지회장으로 인준했다. 그러나 한국미협은 지난해 12월18일 노 회장의 인준을 취소했다. 대구지회가 사고지회로 추후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미협은 지난 1월21일 공문을 통해 대구지회를 사고지회로 지정한 이유로, △지회 규정 및 선거관리 세칙 효력 부인 △과거 임원 선출 절차의 위법성 확인 등을 꼽았다.


본부는 대구지회 규정 부칙 제22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규정 개정은 총회를 거쳐 본부 이사장의 승인을 받은 날부터 시행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구지회가 지난해 2월 개정한 안은 본부 보고 및 승인 절차를 누락했다는 것이다. 본부는 "설령 총회를 통과했더라도 최종 요건인 미협 이사장 승인이 결여된 만큼 법적 효력이 없는 임의 규정"이라며 전면 불인정 방침을 밝혔다.


또한 2023년 1월 진행된 지회장 보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잔여 임기 규정상 이사회 보선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출을 강행했으며, 한국미협은 이를 승인한 적이 없으므로 이사회에서 선출된 지회장이 지회를 불법 점유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1심과 2심 결심 공판하기 전 구성된 조정위원회에서 본부 이사장 승인에 대해서 충분히 다뤘다. 총회 후 본부 이사장 승인을 요청해 인준을 득하는 절차를 거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통상적으로 적어놓는 것이다. 우리 지회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지회도 마찬가지다. 일일이 승인을 득하고 서로 공문을 주고받고 한 내용이 아예 없다고 조정위원회 토의에서 이야기를 다했다"며 "사법부에서 판단을 내린 것인데, 지금 이 부분을 또다시 끄집어 내는 것은 억지를 부린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6년 규정이 미협 이사장의 최종 승인본이라고 하는데, 2016년에서 지금까지 선거와 관련해 바뀐 규정은 임원 임기가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는 것 외에는 없다"며 "한국미협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순한 의도를 가진 특정 세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미협 측은 "이번(2월3일) 선거 치르기 전에 규정에 어긋나는 선거여서 공문으로 선거를 중지하라고 했고, 미협에서 직접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다. 강행하는 경우 징계절차에 회부될 것이라고 통고했고, 이에 따라 일부 입후보자는 입후보 등록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인준 취소 및 사고지회 지정과 관련해선 "당시 조건부 인준이었는데, 조건이 있는 뒷장을 빼고 앞장만 제시했을 것이다. 미협 사무실(대구지회)에 자료를 요청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회는 "지난해 4월 한국미협에서 온 지회장 취임 인준 통보 공문에는 '노인식 지회장의 인준이 승인됐음을 통보한다' '추후, 문제 발생 시 인준이 취소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이 전부며, 어떤 첨부 내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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