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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남구 봉덕동 고산골 공룡공원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에 시민들이 우편물을 넣고 있다. <대구 남구청 제공> |
‘느린 우체통’이 대구에서도 조금씩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 하나둘 설치되면서 이젠 필수 체험코스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9일 대구시와 각 구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남구 고산골 공룡공원, 앞산 전망대, 별자리이야기 체험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설치됐다. 앞서 중구 김광석거리·계산예가, 수성구 수성못·고모역, 달성군 마비정벽화마을·현풍휴게소 등지에도 느린 우체통이 마련돼 운영 중에 있다.
늦어도 3일이면 도착하는 일반 우편과 달리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우편은 일정기간(6개월~1년)이 지나야 배달된다. 장소별 특색이 담긴 사진을 배경으로 한 엽서가 비치돼 있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손글씨로 편지를 쓰는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1년 후의 자신에게 엽서를 보내는 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남구에 설치된 세 곳의 느린 우체통에는 운영 한 달(4월24일~5월30일) 만에 총 1천137통의 엽서가 접수됐다. 하루 평균 약 30통의 우편물이 들어온 셈이다. 느린 우체통이 인기를 모으는 데는 이처럼 우편을 보낸 지 최대 1년 뒤에 받을 수 있다는 역설에 있다. 타입캡슐과 같은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남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1년이라는 시간이 더해진 엽서는 또 다른 추억을 선물하는 것과 같다”며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시대에 손글씨로 쓴 엽서를 통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할 수 있다. 방문객의 반응이 좋은 만큼 여건이 된다면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느린 우체통 사업은 우체국·지자체·공공기관이 폐우체통을 활용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5월 인천 영종대교기념관(현 영종대교휴게소)에 처음으로 설치된 후 서울 북악팔각정, 전남 신안군 가거도, 부산 초량동 전망대를 비롯해 전국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주 보문단지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에는 한 해 4만여 통의 엽서가 접수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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