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서구중심 비껴날 수 있다는데…서구청은 잠잠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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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6 07:24  |  수정 2019-11-06 07:24  |  발행일 2019-11-06 제6면
트램노선 변경 보도에 구민 우려
“앞으로도 낙후지역 못 벗어날것”
의회도“주민의견 市에 요구하라”
구청은“무리할 필요 없어”일축
市 눈치보는 것 아니냐 지적 나와

대구시가 건설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4호선(트램)이 서구의 중심을 벗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민들이 동요하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도시철도4호선 노선이 평리·내당·비산동 등 서구 중심지를 지나도록 계획했다. 하지만 서구 외곽을 가로지르는 비산동 공단역(3호선)~KTX 서대구역사쪽으로 노선을 바꿀 수 있다는 영남일보 보도(9월25일자 1면·10월18일자 6면 보도) 이후 서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됐다.

평리동 주민 김선호씨(41)는 “모든 지표에서 최하위권인 서구에 도시철도 4호선까지 들어서지 않으면 서구는 앞으로도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산동 서부시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63)은 “도시철도가 들어서야 서구에도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고 발전할 기회도 생길 텐데 걱정”이라며 “최근 이 이야기를 이웃들과 많이 나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서구청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움직임은 현재로선 없는 상태다. 지난 9~10월 서구청 의견 전달과 논의 등을 위해 류한국 서구청장과 대구시 관계자들이 서구청에서 만난다거나 서구청 담당 국장 등이 트램을 운행하고 있는 대전시를 방문하는 등의 움직임은 있었지만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서구청이 대구시의 눈치를 보며 너무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구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서구청의 미온적 태도를 마뜩하지 않게 여긴 서구의회가 적극적 행동을 촉구했지만 서구청은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주한 서구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열린 제215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도시철도 4호선 서구 중심 관통 건설을 촉구하며 “현재 진행 중인 서대구역을 경유하는 트램 계획과 관련해 서구의회와 서구청, 외부전문가로 이뤄진 위원회를 구성해 회의하고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대구시에 전달해야 한다”며 “또 공청회를 통해 서구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를 대구시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류 구청장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내년 1월까지 용역이 예정돼 있고 이후 정해진 절차까지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굳이 지금 무리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류 구청장은 “서구청이 이 문제에 완전히 손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대구시 관계 부서장들에게 서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해놓은 상태”라며 “연구용역이 진행중인 상황이고 용역이 끝나면 나오는 안(案)을 가지고 해당 구 주민들과 공청회를 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 그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남아있고, 이 의견들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집행부 수장으로서 주민을 동원해 감정을 부추기고 (대구시에) 압력을 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합리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일각의 요구를 일축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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