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선 르포] 김부겸, 주말 대구 서문시장 파고들자 ‘지선 최대 격전지’ 민심 ‘꿈틀’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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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9 17:34  |  수정 2026-05-09 18:07  |  발행일 2026-05-09
“대구 살려달라” 응원 쇄도…사진 요청·악수 행렬 이어져
환호 속 하이파이브부터 바쁜 척 외면까지 다양한 표정
추경호 방문 나흘 만에 보수 심장부 민심 쟁탈전 가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9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9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요일인 9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 서문시장을 파고 들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추경호 예비후보 방문에 이어 서문시장을 둘러싼 민심 쟁탈전이 이어지면서, 대구가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분위기가 한껏 느껴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대구 서문시장.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 사이로 "김부겸 온다"는 말이 퍼지자 웅성거리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오후 1시 56분쯤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예비후보는 환호 속에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정문부터 대로를 따라 움직이다가 서문시장상인연합회를 찾아 30분가량 간담회를 가진 뒤 본격적인 민생 탐방에 나섰다.


경쟁자인 추 예비후보가 나흘 전 같은 곳을 찾았던 만큼, 양측의 현장 분위기와 시민 반응에 저절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추 예비후보가 빨간 점퍼를 입은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함께 동행했던 것과 달리, 이날 김 예비후보는 셔츠 차림으로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시장을 누볐다.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동행을 최소화했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김 예비후보에게 다가간 시민들은 "시장 꼭 되셔야 해요" "대구를 꼭 바꿔주이소" "대구를 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손을 내밀었다. 김 예비후보의 옛 지역구(대구 수성구갑) 주민이라는 김연화(85)씨는 "수성구 고산동에서 왔습니다. 엄청나게 응원하고 있으니 꼭 당선되이소"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두 손으로 손을 맞잡으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주변 시민들은 모여드는 다른 시민에게 "손 한 번 잡아달라 하라"고 권했다.


생선을 팔던 한 상인은 김 예비후보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대구 좀 살려주소. 굶어죽겠다!"고 외쳤다. 한 전집에서는 즉석 좌담도 벌어졌다. 김 예비후보가 좌판 한켠에 앉아 시민들과 함께 전을 먹자 상인은 "(시장) 되고 나서 분기별로 서문시장 와야 된다"고 말했다. "얼굴을 봐야 찍어주지"라며 비집고 들어온 한 60대 여성은 김 예비후보 얼굴을 보더니 "잘생겼다"고 말해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4호선 모노레일로 꼭 추진해달라" "대구FC를 꼭 좀 살려달라" 등 지역 현안을 꺼내는 시민도 있었고, 한 상인은 화재 피해를 입은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어린이가 다가와 "어린이날 박물관에서 후보님 봤다"며 "힘내세요"라고 말하자, 김 예비후보는 허리를 숙여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시장 명물인 땅콩빵을 구매하면서는 "맛보기로 무봐도 되제"라고 말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찹쌀꽈배기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김부겸이 되면 분명히 잘 될 거다.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란 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칼국수 골목에서는 늦은 점심을 먹던 중년 남성들이 박수를 치며 김 예비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칼국수를 파는 한 상인은 "이번엔 꼭 찍을게요. 우리집 5표 있어요"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9일 서문시장을 찾은 가운데, 몰려든 인파 <김부겸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9일 서문시장을 찾은 가운데, 몰려든 인파 <김부겸 캠프 제공>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일방적으로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지난 5일 추 예비후보 방문 당시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일부 상인들은 이날 김 예비후보가 손을 내밀자 마지못해 응하거나 바쁜 척 뒤집개를 뒤집었다. 김 예비후보는 다소 냉랭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상인에게 먼저 다가가 "어머니 악수 한 번 해줘요"라며 웃어 보였고, 상인은 머뭇거리다 손을 맞잡았다. 일부 시민들은 손을 내민 김 예비후보를 외면한 채 지나가기도 했다.


주말 장날 혼잡한 시장 통로를 지지자들이 메우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주말에 무슨 민폐야" "물러나라" "비좁다" "사진 찍어 뭐하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상인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한 한 상인은 김 예비후보를 향해 "김부겸이라는 상표는 좋지만 대구는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라며 "중앙당이 개입한다거나 보수 세계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시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돌아보니까 다들 한결같이 하는 말이 '대구 좀 살려주세요, 대구 경제 꼭 살려주세요'였다"며 "정치나 행정을 했던 사람들의 책임이 무겁다. 시민들이 저에게 기회를 주더라도 정말 함께 이걸 일으켜야 되겠다는 절박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상인연합회 간담회에서 나온 요구사항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주차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시장 전체에 아케이드를 설치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청년야시장과 청년몰도 함께 살릴 수 있도록 투자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치 싸움은 서울에서 하는 걸로 충분하고, 여기선 대구를 살릴 방안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며 "지금 시민들은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시장을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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