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김OO 검사와 사주 보기

  • 김기오
  • |
  • 입력 2020-10-02 20:08

 

20200924001027223_1.jpg

코로나19로 명절 분위기가 뚝 떨어진 추석날, 인터넷을 뒤지다 <고 김OO 검사실 찾은 추미애, ‘검찰개혁’ 강조>란 기사를 찾아 읽었다. 뉴스 요지는 이렇다.

추석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상관의 폭언·폭행으로 고통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김 검사가 근무했던 검사실을 방문해 검찰 개혁을 강조했는데, 그 내용을 그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거대한 조직 문화에서 한 젊은 신임 검사가 감당해야 했을 분노와 좌절, 중압감과 무력감, 그리고 점점 더 희미해져 가는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터질 듯한 갈망이 오늘을 살고있는 제게도 숨막히 듯 그대로 전해져 온다."고 썼다.

명리가로서 이 기사를 읽노라니 불쑥 김 검사의 사주가 궁금해졌다. 한 젊은 검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비뚤어지고 고약한 검찰의 조직 문화의 만행임이 분명하다. 김 검사의 상관인 부장 검사는 평소 김 검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서슴치 않았다. 결재서류를 찢어 던지고 직속 부하 앞에서 모욕을 주는 등 비인격적으로 모욕을 주기도 하였다. 그래도 김 검사가 ‘검찰 조직이란 게 본래 이런 거다, 부장검사란 자는 진즉부터 그렇게 해온 작자다’라면서 어금니 꽉 물고 견뎌냈더라면, 혹은 상관에게 대항하고 조직에 저항을 했더라면 자살하지는 않았을 텐데...김 검사는 주체가 나약한 신약(身弱) 사주의 주인공이 아닐까? 신약 사주는 아닐지라도 심신이 한없이 나약해지는 신약 운을 맞이한 것은 아닐까?

애통한 심정으로 김 검사의 사주를 알아낼 자료를 찾으니 그의 사법시험 합격증서 사진이 나왔고 거기에 1983년 4월 12일 생이란 기록이 있었다. 이를 양력으로 간주하고 13개의 사주를 뽑아 보았다. 전반적으로 신약 사주였다. 그는 신약 사주의 주인이긴 하지만 金의 기질을 타고난 金일생이므로 함부로 무너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타고난 성격으로 보면 사리 분별이 분명하고, 정직 성실 근면하며,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법조인의 기질을 타고난 인물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金 기운이 부족하므로 金 기운이 가장 필요하다. 金 기운이 도래하는 때를 맞으면 그는 용기가 백배하여 뜻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다. 金 기운이 오는 때는 庚子·庚寅·庚辰·庚午·庚申·庚戌 대운(10년 단위의 운) 또는 연운(일년 단위의 운)이 오거나 辛丑·辛卯·辛巳·辛未·辛酉·辛亥가 대운 또는 연운이 오는 시기이다. 특히 대운에서 金 기운이 오면 대성한다. 실제 그는 비록 대운은 아니지만 연운에서 金 기운이 오는 2010년(庚寅년)에 사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는 2015년에 임용을 받아 2년 차 검사로 활동하던 2016년(丙申년) 5월 19일 34세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에게 2016년은 너무나 가혹한 시기였다. 32세부터 시작되는 대운(壬子 대운)은 水 기운이 넘치는 기간으로서 그의 기운을 빼앗으므로 심신이 힘들다. 이런 마당에 2016년은 사주 원명(元命) 월지에 자리한 辰, 대운 지지의 子, 그리고 2016년의지지 申 등 셋이 만나 申子辰 삼합을 이룬다.

삼합을 이루면 사주팔자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삼합에는 4종류가 있는데, 그 중 월지와 연결하여 申子辰 삼합을 이루면 수국(水局)으로 변한다. 수국이 되면 사주에 水 기운이 철철 흘러넘친다. 홍수가 터지거나 해일이 일어나는 형국이다. 오행의 상생상극 원리에 따라 水 기운은 金 기운을 빼앗는다. 김 검사는 金 기운이 부족하여 걱정인데, 대운에서 水 기운이 강하게 오고, 이에 더하여 2016년에 해일이 일어나서 水 기운이 범람하여 金 기운을 빼앗아가버리니(수설금水泄金) 어찌 견딜 수 있었으랴. 뿐인가. 그해 5월도 水 기운이 오는 때였으니 혼자 감당할 수 있었으랴.

2016년이 그에게 너무나 가혹한 시기라는 사실은 하나 더 있다. 이 해는 그에게 火 기운이 강하게 오는 때라는 점이다. 그는 본디 金 기운이 약한 사람인데 화극금(火剋金)의 이치로 나(金)를 억누르는 火 기운이 강하게 오면 나(金)는 물러지거나 녹아내린다. 어찌 혼자 버틸 수 있으랴.

이 火의 작용을 통변성(通變星)의 작용으로 바꿔서 설명해보자. 생시를 제외해도 그의 사주에는 살성(殺星)으로 불리는 편관(偏官)이 2개 있다. 이 편관이 火의 세력이다. 편관은 나를 제압하는 코드이므로 죽일 살 자를 써서 살성이라고 부른다. 이런 판에 2016년에 편관 운이 와서 나를 괴롭힌다. 편관은 나의 업무·직책·직장을 상징하는 코드이기도 하고 나의 상사·조직·국가를 상징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2016년에 편관 운이 와서 나쁜 작용을 하니 나는 상사와 직장과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숨 쉴 수 어려울 정도로 괴롭고 힘들다.

이렇듯 그는 나(金)를 못살게 구는 火의 세력이 준동하고, 나(金)의 기운을 악랄한 세리(稅吏)처럼 모조리 빼앗아가는 水의 세력이 쓰나미를 일으키니 어찌 버티고 견뎌서 살아남겠다는 생각인들 할 수 있었으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도 잡으려고 몸부림을 쳤어야 했는데...부모에게 하소연하고 친구 동료에게 구조를 요청했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하기 어려웠다면 명리에 의지했으면 좋았을 텐데... 사람의 운명을 논하는 명리가를 찾아가 앞날을 물어보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만약 김 검사가 나를 찾아와 걱정을 털어놓았다면 나는 앞에서 밝힌 대로 그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며 용기와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

“올해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이다. 최악이다. 올해를 잘 견뎌내라. 12월부터는 누군가 주위에서 도와준다. 용기와 힘이 솟는다. 이겨낼 수 있다.”
“내년은 올해보다는 덜 힘들다. 상사로 인한 고생도 줄어든다. 업무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덜 힘 든 곳으로 전보도 가능하다. 상사의 억압과 업무의 압박이 약해진다. 힘을 내라.”

“단기적으론 내년까지만 잘 견디면 2018년부터는 상사 혹은 업무로 인한 고통은 적다.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42세부터 20년 동안 인생이 확 풀린다. 스스로 강인해져서 의욕이 넘치고 능력을 발휘한다. 한편으론 인복이 생긴다. 귀인의 도움을 받는다. 승승장구한다. 42세부터 20년 동안은 인생의 황금기다. 성공 발전하고 만복을 누리는 호시절이다.”
“오늘만 보지 말고 멀리 보자. 멀리 보면 인생이 술술 풀리는 때가 반드시 온다. 희망을 품고 용기를 가져라.”

그가 허무하게 인생을 마감하지 않았다면 찬란한 미래를 누릴 수 있었다. 42세부터 10년 동안 전개되는 대운에서 庚戌 운을 맞이하고, 52세부터 10년 동안 펼쳐지는 대운에서 辛亥 운을 맞이하여 金 기운을 풍족히 받아서 탄탄대로 성공의 가도를 질주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건만 그 미래를 내다볼 줄 몰라서 좌절하고 말았으니 애달프다. 휘황찬란한 미래가 보장돼 있는 줄도 모른 채 가버렸으니 한탄스럽고 통탄스럽다.

내가 일러주는 바와 같이 그가 희망을 보았다면 극단의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아무도 희망을 보여주지 않으니 그는 살아갈 용기를 내지 못했고 조직과 대항하고 상사에게 항거할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안타깝다. 그가 부모에게는 차마 사정 이야기를 하지 못했더라도 친구들에게 하소연하고 위로라도 받았더라면, 검찰의 조직 문화가 아무리 고약해도 그의 사정을 살피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동료 검사가 있었더라면, 검찰의 조직 문화 파괴에 몸을 던진 임OO 검사 같은 검사가 그의 옆에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극단의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그가 신약 사주에다 신약 운을 맞이했다 하더라도 검찰의 조직 문화가 올바른 상태였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를 보듬고 껴안고 용기를 북돋우어 주어서 힘차게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었을 것이다. 그가 사법의 길을 가더라도 조직 문화가 비뚤어진 검사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더라면 죽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해보지만 부질없다.

요컨대 명리학은 희망의 도구로 쓰여야 한다. 명리가는 상당하러 온 사람에게 희망을 찾아 주어야 한다. 흔히 시중의 역술인들은 뭐가 어때서 흉하고 재앙이 온다고 하면서 잔뜩 겁을 주고 불안에 떨게 한 다음 부적을 파는 행위를 하거나 이름을 바꾸라고들 하는데 이는 사술(邪術/詐術)이다. 명리학을 모르는 자들이 사주팔자 운운하면서 이렇게 사술을 부리니 명리학이 올바른 대접을 못 받는 꼴이 되었다. 김 검사가 명리학을 통해 희망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한탄과 통탄이 가시지 않는다.

부디 그의 죽음이 검찰 개혁의 큰 불씨로 작용하길 바란다. 상명하복·검사동일체 원칙으로 대변되는 검찰의 조직 문화가 바뀌기를 기대한다. "검찰개혁은 법과 제도에 이어 문화와 사람의 개혁에 이르러야 완성된다.”는 추 장관의 주장에 박수를 보낸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동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