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 달서구 에스엘<주> 성서전자공장에서 이동형 양팔 로봇 '멕시온'이 기판외형가공(PCB Routing)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제공>
대구가 국가전략산업인 로봇산업에서도 배제될 공산이 커졌다.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로봇산업마저 경남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의 대규모 산업 특화 프로젝트에서 대구의 경제적 고립이 현실화하고 있다.
28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는 3대 권역별 산업특화 방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권역별로는 호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 강원·충청에는 기가와트(GW)급 통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영남권에 배정된 '피지컬 인공지능(AI) 종합벨트'의 중심이 대구가 아닌 경남 창원·사천으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벨트는 한화·두산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로봇과 우주항공 산업이 주축이다. 대구가 3대 권역별 특화 구상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모양새다. 반도체 유치에서 소외된 대구가 그나마 희망을 가졌던 로봇산업마저 배제될 경우, 지역 산업계는 충격을 넘어 절망감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입지해 있고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착공을 앞두는 등 비수도권 최대 로봇산업 거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또 250여개 로봇기업과 240여개 소프트웨어 기업이 모여 밸류체인도 구축됐다. 하지만 이재명정부의 시선은 대구를 비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AI로봇 수도 대구'를 공언했음에도 파편화한 지방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정부의 '5극3특' 청사진에서 대구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반도체 맞춤형 메가 샌드박스 등 전폭적 규제 완화가 논의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호남의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무려 1천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투자 규모에서) 매우 낯선 숫자들이 나올 것"이라며 천문학적 투자를 예고했다.
정부의 노골적 대구경북 배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지역 정치권뿐 아니라 중앙 정치권에서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호남권 특화 구상이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적 고려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기업 투자가 왜곡돼선 안 된다"며 국가 전략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역 의원들 역시 공동 입장문을 내고 "대구와 구미는 로봇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거점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은 객관적 기준에 따른 산업정책 추진을 요구한 바 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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