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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 지음/ 민음사/ 388쪽/ 1만8천원 |
21세기 AI(인공지능)시대 인문학의 최신 경향은 물질과 감각에 주목한다. 좁게는 환경인문학, 사물인문학 등으로 시작되었으나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폭넓게 '물질인문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안적 인문학을 추구하는 이 책은 상상과 현실화의 문제를 시대별로 되짚는다. 르네상스인들은 흑사병과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현실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그들은 그리스·로마로부터 상상력의 보화를 캐내 현실에 적합한 대안을 하나씩 만들어갔다. 그 밑바탕에는 '몸'에 대한 강조가 돋보인다. 몸에 관한 관심은 이후 인간을 '물질'과 관련시키는 길을 열었다. 물질까지 끌어안는 인문학은,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불안하고 지친 우리 삶에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힘을 공급해줄 것이다.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들었다는 신화적 상상이 인공지능과 같은 현실의 물질로 어떻게 변신해 가는지 추적해 본다.
과학자는 가설을 위해 지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고, 화가는 작업하기 전에 머릿속에 이미지를 상상해야 한다. 상상이 이성에 앞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위대성은 '마음에 무엇인가 간직하면, 환상이나 몽상으로만 멈춘 게 아니라 상상한 것을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에 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는 르네상스인들의 '상상 지도'가 구체화한 결과물이었다.
이렇게 상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헤르메스처럼 경계를 넘나들어야 한다. 미셸 세르가 '헤르메스'에서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헤르메스의 상징성을 소환했는데, 저자는 그런 헤르메스적 상상으로 갑갑한 일상을 새롭게 재창조해낸 작가들, 과학자들, 모험가들을 소개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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