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 코로나19 종식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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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8 15:26  |  수정 2021-03-29 07:20  |  발행일 2021-03-29 제3면
[월요 &] 코로나19 백신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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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전후 주의사항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3명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2.9%는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없다'고 밝혔으며 19.1%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예방접종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응답이 85.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백신의 효과를 믿을 수 없어서(67.1%)' '원하는 백신을 맞을 수 없어서(35.8%)'가 뒤를 이었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 코로나19를 종식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확한 정보가 쏟아지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커졌고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 백신 안전성 검증 충분한가
통상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개발부터 허가 승인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다만 미국, 영국을 비롯한 각국의 제약사들은 이미 수십년에 걸쳐 쌓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백신 수요가 높은 데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면서 백신 개발 기간이 단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도 필수 단계를 건너뛰지 않았고 대규모 임상시험 및 검증 과정을 거쳤다.

정부는 백신 도입 이전 안정성 검증을 실시했다. 임상시험 결과를 비롯해 품질, 위해성 관리계획, 제조·품질관리 등 허가심사에서 필요한 자료를 검토했다. 국내 백신허가 절차는 △임상시험 등 자료 제출 △필요 요건 충족여부 등 타당성 검토 △8개 분야별 전문가 심사 △외부전문가 자문 △최종 허가 △국가 출하 승인 등 총 6단계에 거쳐 진행된다.

지난 2월10일 식품의약안전처가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건의 임상시험(대상자 2만3천745명) 자료가 사전에 제출됐다. 임상자료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두통·근육통·발열 등 경증이 10% 수준으로 나타났고, 면역 과민반응인 '아나팔락시스'는 없었다. 만 65세 이상 접종자는 중증 이상사례를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5일 품목허가를 받은 화이자 백신은 만 16세 이상 대상자 2만1천744명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제시됐다. 주사부위 통증, 피로, 오한 등 경증 반응이 관측됐지만 며칠 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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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 백신 임상 자료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 접종 후 이상반응 대부분이 면역반응
백신 접종 후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의 반응이 주로 발생한다. 이외 주사부위 통증, 부종 등 국소 반응도 보고되고 있으며 혈압 저하나 호흡 부전을 동반하는 아나필락시스 반응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차 접종시 이상반응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시험 대상자 절반 이상이 두통, 피로감, 접종부위 통증을 겪었다. 최근 이중정 대구시 예방접종이상반응전문가위원회 위원장은(계명대 의과대학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3일간 후기를 담은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접종 당일 반응은 없었고 다음날 몸이 뻐근한 정도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내 완전히 회복됐다고 전했다. 1차 백신접종 대상자였던 이 위원장을 비롯한 동산병원 직원 상당수가 접종 후 가벼운 무기력감이나 근육통 등의 증상을 겪었다.

화이자 백신 역시 유사한 면역 반응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측이 식품의약안전처에 제공한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접종부위 통증이 84.1%로 가장 많았고 피로감 62.9%, 두통 55.1%, 오한 31.9%, 관절통 23.6%, 발열 14.2% 등의 순으로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대구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접종 후) 거의 증상이 없었다. 이전에 맞았던 백신과 비교했을 때 통증도 덜했던 것 같다. 같은 백신을 접종한 동료들 중에 가벼운 증상이 있었지만 대부분 백신 후 나타나는 흔한 면역 반응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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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 백신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 백신 접종 차질없이 진행해야
국내에 도입되는 백신은 종류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모두 임상 유효성이 입증된 상태다. 접종률이 높아지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크다. '범부처 감염병 대응 연구개발 추진위원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백신 접종자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백신 1차 접종의 감염 차단 효과는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접종자는 인구 100만명 당 하루 확진자 수는 8.2명인 반면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경우 4.6명으로 수치가 현저히 줄었다.

실제 영국은 백신 접종을 세계 최초로 시작해 현재 전체 인구 40% 이상이 접종을 마치면서 백신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1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망자 수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 백신 접종 진행이 더딘 독일, 프랑스 등은 지표상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정흡 칠곡경북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백신 접종이 가져다 주는 효과가 큰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신뢰를 공고히 해 국민들이 백신을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물량도 안정적으로 확보해 계획대로 접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백신이 진정한 효과를 거두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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