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디즈니 공습'…국내 OTT 시장 요동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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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5   |  발행일 2021-04-15 제15면   |  수정 2021-04-1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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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OT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부상한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올 하반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고, 국내 OTT 역시 기존 콘텐츠 업체들과의 합종연횡으로 플랫폼 유통 확장에 나서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선 국내외 OTT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어떤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디즈니플러스 국내시장 상륙

넷플릭스가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에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의 상륙은 모두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미국 내 가입자 1억명을 넘긴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픽사·마블·루카스필름·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명실공히 콘텐츠 공룡이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드라마 중 '완다비전'이 올 초 공개된 후 전 세계 시청자 수 1위에 올랐고, 스타워즈 기반 실사 드라마인 '더 만달로리안'은 시즌2까지 제작돼 작년 한 해 미국의 주요 OTT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론칭 준비의 하나로 한국 제작사들과 협의해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조인성·한효주·차태현 주연의 드라마 '무빙', 강 다니엘 주연의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드라마 '제로' 등이 디즈니플러스에서 선보일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로 거론되고 있다. 키이스트와 NEW 등 국내 제작사 다수가 공동 제작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美 가입자 1억명 넘긴 디즈니
마블·픽사 기반 '콘텐츠 공룡'
애플TV+도 하반기에 선보여



디즈니플러스뿐 아니다. 100여 개국에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플TV플러스도 연내 한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분주하다. 먼저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균이 출연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닥터 브레인'을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인기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SF 스릴러극이다. 또 윤여정·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파친코'는 한국어·일본어·영어 3개 국어로 제작된다. 아마존프라임 역시 SK텔레콤과 손잡고 연내 한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OTT 시장의 지각 변동에 넷플릭스 또한 올 한 해에만 한국 콘텐츠 제작에 5억달러(약 5천540억원)를 투자해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배두나·공유·이준 주연의 '고요의 바다'를 비롯해 '지옥'(주연 유아인·박정민), '무브 투 헤븐'(이제훈·탕준상), '오징어 게임'(이정재·박해수) 등 12편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예능 라인업을 갖췄다.

◆국내 OTT도 대규모 투자

한국 콘텐츠를 둘러싸고 OTT 시장이 요동치자 국내 OTT 업체들도 전투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먼저 CJ ENM은 네이버와 손잡은 자사 OTT서비스인 티빙(TVING)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콘텐츠 제작 등에 4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말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예능 '여고 추리반'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두 번째 시즌 제작이 확정된 상태이고,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김은숙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드라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는 지난달 26일 단독 공개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올여름에는 송지효 주연의 '마녀식당으로 오세요'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CJ ENM이 투자배급한 공유·박보검 주연의 영화 '서복'이 15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티빙에 공개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마존프라임 같은 이커머스를 구축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으로 올해 1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물망에 오른 작품은 김수현 주연의 드라마 '그날 밤'이다. 영국 BBC에서 방송된 'Criminal Justice'를 한국 정서에 맞춰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국내 1위 고수 중인 넷플릭스
올 한해 5540억 투자로 맞대응
토종OTT 콘텐츠 확보전 가세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한 토종 OTT 웨이브(WAVVE)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해 3년간 3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웨이브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의 유상증자와 기존 확보 자금, 오리지널 콘텐츠 수익 재투자, 추가 투자 유치 등으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찌감치 매니지먼트사와 음악레이블, 드라마 및 영화 제작사 등을 인수한 카카오도 2018년 출범시킨 카카오TV를 통해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왓챠는 지난해 말 총 360억원 규모로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콘텐츠와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최근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를 소재로 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제작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에 이어 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IP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입은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로컬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감성을 25년 넘게 체화했고,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와 영화를 가장 많이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CJ ENM의 티빙을 위시한 국내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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