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32세가 된 전교조, 책임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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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4  |  수정 2021-05-24 07:59  |  발행일 2021-05-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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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지난 19일 전교조 대구와 광주지부는 국립5·18민주묘지에 모여서 교육달빛동맹을 협약했다. 대구에서 2·28민주운동 교육 자료를 제공하면 광주 교사들이 4·19혁명 계기수업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 가르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광주에서 제공한 5·18교육 자료를 활용하여 대구의 학생들에게 5·18민주화운동을 가르치는 것을 약속했다. 교사들도 앞으로 해마다 때를 맞추어 교류회를 갖기로 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교육실천과 문화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매일신문 5·18폄훼 만평에다 위덕대 교수의 망언까지 겹치면서 너무 섭섭했지만 대구시민사회의 노력, 위덕대 학생대표들 방문에 이어 이날 교사들이 온 것만으로도 고맙다 하셨다. 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키운 대구가 더 자주 다가가 광주의 짝사랑에 그치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달빛철도가 빨리 생겨 더 가까이 지내자고 했다. 당연한 일을 뒤늦게 한 것임에도 대구지역 언론의 관심도 컸지만 광주 지역의 거의 모든 언론이 중요하게 보도해주었다. 전남일보는 사설로 다루기까지 했다. 전교조가 필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2021년 5월28일은 교사들에겐 정말 뜻 깊은 날이다. 32년 동안 온갖 고초와 산전수전을 겪은 전교조가 법의 한계로 고초를 겪게 될 일이 없이 즐겁게 맞이하는 온전한 창립일이다. 1989년 단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1천500여명이 해고되었고, 1991년 목숨을 건 청년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시국선언으로 다시 해고되는 등 10년 동안 불법단체였다. 어렵게 합법화되었지만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두었다는 이유로 14년 만에 법외노조로 다시 고초를 겪었다가 작년 9월 대법원 판결과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온전히 합법화되었다.

전교조는 스스로를 '민주시민으로 자라야 할 학생들에게 교원 스스로 민주주의의 실천의 본을 보일 수 있는 최선의 교실'이라고 했다. '반민주적인 교육제도와 학생과 교사의 참삶을 파괴하는 교육 현실을 그대로 둔 채'로는 '학생들의 해맑은 웃음과 초롱초롱한 눈빛'을 속일 수 없다며 교육민주화와 사회민주화 그리고 통일을 위한 길고 긴 여정을 지나왔다.

그동안 전교조는 무엇 하나 마음껏 편안하게 참교육을 실천할 수 없었다. 수많은 조합원들이 전교조를 떠나갔다. 힘들고 화나고 가슴 아픈 상처가 많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 두고, 새롭게 맞는 창립기념일을 맞으면서 전교조가 스스로 한 약속을 다짐하고, 이에 더해 2021년 우리 앞에 닥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상황을 견뎌내고, 기후위기 환경재난을 극복하는 과업을 학생들과 함께 생태민주시민이 되어 배우고 가르치는데 더 힘을 내야한다.

현재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는 '2022교육과정'을 준비하며 교육의 생태적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OECD는 2018년 '교육 2030'에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한 가운데 코로나19를 직면했다. 이 보고서엔 환경적인 도전으로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문제는 긴급한 조치와 행동을 요구할 뿐 아니라 우리가 그러한 변화에 빨리 적응할 것, 경제적인 도전으로 과학과 기술에서 바이오 기술과 인공지능에서의 혁신은 인간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사회적인 도전으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활수준과 삶의 기회에서 불평등은 확대되고 있다. 갈등과 불안정, 관료주의적 타성, 대중에 영합하는 정치는 정부 자체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있음을 직면하도록 가르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UN 203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구적 목표 (UN 2030 SDGs)' 협력하고 기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참으로 무거운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졌다. 온전한 창립기념일을 맞은 전교조는 이러한 전 세계적인 요구에 맞추어 자기 역할을 해 내야 한다. 그럴 때라야 지독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학생들과 학부모,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처음처럼 회복하게 될 것임을 안다. 그러니 지지해 주시길 요청 드린다. 전교조가 다시 힘을 내도록 교사들의 동참과 시민사회의 연대와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전교조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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