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동브랜드 쉬메릭의 현주소는?...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철수...온라인 매출은 증가세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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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1 19:44  |  수정 2021-09-02 07:15  |  발행일 2021-09-01
설립 초기 100% 섬유패션기업 브랜드였다가

가구, 뷰티 ,생활용품 등 이업종으로 다양화

'공동브랜드'에서 '인증 브랜드'로 자리잡아
대구기업명품관
20여년간 '쉬메릭' 제품을 판매하던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대구기업명품관 1층 쉬메릭 매장이 가구코너로 바뀌었다.

"쉬메릭이 뭐예요?" "아직도 그 브랜드가 남아 있나요?"


대구시 공동 브랜드를 표방하며 1996년 출범한 '쉬메릭'을 아는 대구시민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구시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오프라인 매장은 올해 모두 철수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쉬메릭의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설립 초기 100% 섬유패션기업으로만 채워졌던 쉬메릭 기업군 역시 가구, 뷰티 ,생활용품 등 이업종(異業種) 활성화로 다양화 되고 있다. 대구시 '공동 브랜드'에서 '인증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쉬메릭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들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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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회원 기업 스스로 이미지 실추
대구시 공동브랜드 쉬메릭의 오프라인 매장을 이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대구기업명품관(대구 달서구 용산동)에서 마지막까지 명맥을 유지하던 쉬메릭 오프라인 매장이 대구시의 결정에 따라 지난 5월12일 철수됐기 때문이다. 설립 26년의 역사를 가진 쉬메릭의 주요 판매·홍보처였던 오프라인 매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다.

 


쉬메릭 제품을 판매하던 대구기업명품관을 지난달 27일 찾았지만 1층 출입구 근처에 있던 쉬메릭 매장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쉬메릭 매장이 가구 매장으로 바뀐 상태였다. 올해 5월 초 까지만 해도 406.6㎡(123평) 규모의 이 곳 쉬메릭 매장에서는 1천500종의 제품이 쉬메릭 브랜드를 달고 진열돼 있었다. 판매 실적이 다소 저조하긴 했지만 와이셔츠, 수건, 우산, 목공 등 생활필수품과 공예품의 판매는 꾸준히 이뤄졌다.


쉬메릭의 오프라인 매장 철수 결정에는 관련 예산 감소 영향이 가장 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동브랜드 육성 사업 종료에 따라 2019년부터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6억원(국비 3억원·대구시 3억원)의 예산이 4억원(대구시비)으로 줄어 들었다. 이에 매년 1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되는 대구기업명품관은 이후 1년간의 쉬메릭협동조합 자체 운영 등을 거쳐 올해 4월 철수 절차를 밟게 됐다.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놓고 업계에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만큼, 민간에 비해 상품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으며 일부 업체들의 묻어가기식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쉬메릭 한 회원사 관계자는 "쉬메릭 매장은 침구 등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품목이 분명히 있음에도 방만한 운영으로 그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면서 "운영 예산이 지자체에서 지급되는 만큼, 일부 업체들은 판매하고 남은 재고를 쉬메릭 매장에 납품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행태를 보여온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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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신천동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로비에 구성된 쉬메릭 전시장.
◆'공동 브랜드'→'인증 브랜드'
그나마의 희망은 쉬메릭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공동브랜드'에서 '인증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데 있다.


대기업 브랜드에 맞서 자체 지역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1996년 공식 출범한 쉬메릭은 섬유산업의 호황과 함께 2000년대 후반까지 성공 가도를 달리기도 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0년부터 세계 유명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고만고만한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동 브랜드의 의미마저 유명무실해 졌다. 이에 대구시는 2014년 쉬메릭의 운영주관기관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대구경북디자인센터로 변경하고 브랜드 선정 기준을 '기업' 단위에서 '제품'으로 변경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결론적으로 지금의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2015년 대구기업명품관 쉬메릭 통합 매장 오픈과 온라인 쇼핑몰 구축을 거쳐 2016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인증 브랜드'로 전환됐다.
현재 쉬메릭은 선정 기업들의 인증 브랜드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같은 날 방문한 대구 서구 소재 정화실업<주> 물류 창고에는 쉬메릭 '스티커'가 붙은 목도리가 깔끔히 진열돼 있었다. 정화실업 자체 브랜드 '소브라노(SOVRANO)'와 함께 '쉬메릭' 스티커가 공동으로 부착돼 유통됐다.


이인호 정화실업 대표는 "해외로 수출하는 머플러, 스카프 등 일부 제품에 쉬메릭 스티커를 함께 붙여 판매하고 있다"며 "쉬메릭 마크는 공동 브랜드로서의 역할은 많이 퇴색됐지만, 지역의 좋은 기업이라는 일종의 '훈장'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쉬메릭은 지역 기업의 '성장 사다리'로 인식되기도 한다. 쉬메릭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면 대구시 경영자금 융자나 지역은행의 금융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어 회사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19년 쉬메릭 기업으로 선정된 오디에스(ODS)의 이나현 대표는 "업종 전환으로 사실상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쉬메릭 마크 하나로 품질인증과 인지도 확산 등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간담회로 이업종 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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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메릭 회원사 정화실업의 이인호 대표가 쉬메릭 스타커가 부착된 목도리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온라인 활성화로 '승부수'
2010년 이후 실용성 및 예산 낭비 등의 비난을 받아왔던 쉬메릭은 이업종 확대 및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 등으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쉬메릭의 운영 주체인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 따르면 쉬메릭 회원 기업의 순수 쉬메릭 제품 연매출은 2016년 645억8천만원(28개 업체)에서 2019년 1천152억1천만원(25개 업체)으로 78%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2019년 대비 17% 감소한 953억6천만원(23개 업체)을 기록했다.


쉬메릭은 2010년 전후를 기점으로 이업종 유입을 허용한 뒤 매출 규모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2020년 기준 쉬메릭 참여 기업은 총 23곳으로, 기존 패션의류잡화(10)를 필두로 가구(3), 생활용품(7), 뷰티(2),식품(1) 등 업종이 다양해 졌다.


<주>평화발렌키, <주>씨엠에이글로벌, 대림목공예, <주>영풍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부터 스타트업까지 참여 기업의 구성 역시 탄탄하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오프라인 매장 철수에 따라 앞으로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디자인센터가 운영하는 쉬메릭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은 2019년 1억3천900여만원에서 2020년 9억6천600여만원으로 1년 사이 9배 가량 성장했다.


이경남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사업본부장은 "제조업의 유통구조가 온라인 이커머스로 전환되고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존 오프라인 매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예산 규모에 맞게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인증브랜드로 자리 잡은 쉬메릭이 업체들의 유통구조 전환을 앞당길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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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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