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 안 팔려 새집 이사 못 가요"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 '거래 절벽'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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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9   |  발행일 2021-10-19 제1면   |  수정 2021-10-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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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아파트 매매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이사를 가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 아파트 전경. 영남일보DB

#1. 대구 북구 대현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씨는 올해 12월부터 시작되는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해 살고 있는 집을 지난 8월 이전 실거래가 수준인 5억6천만 원에 내놨는데 전혀 매수 문의가 없었다. 10월 초에 호가를 2천만원 낮추고 나서야 겨우 한 사람이 집을 보러 왔다. 이씨는 "며칠 전 집을 보러 온 사람이 있었지만 매매 의사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면서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호가를 5천만 원씩 내린 매물도 있어 매물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추가 가격 조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 대구 중구 남산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도 자녀의 내년 학교 입학을 위해 수성구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김씨는 "작년 가격 기준으로 집을 내놨는데 두 달째 감감무소식이다. 추가 가격 조정도 가능하다고 했는데도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연락조차 없다"면서 "작년에 7억5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던 아파트인데, 올해는 실거래가 한 건도 없다. 6억 원 후반의 매물도 거래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존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못 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았지만 주거지를 옮기려는 집주인들은 기존 집을 못 팔아서 꼼짝달싹을 못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도 기존 주택 처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자, 새 아파트에 급하게 입주해야 하는 입주자들의 경우 호가를 수천만 원 낮춰 급매물, 초급매물로 속속 내놓고 있다. 이에 작년 말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아파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집이 안 팔려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를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구 남산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입중 중인 남산 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의 경우 새 집에 살고 싶어도 살던 집이 안 팔려 어쩔 수 없다고 전세를 준다고 하소연하는 집주인들이 있다"고 전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요즘 집 보러 오는 사람은 신혼부부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색돼 있다.


실제 대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도 반토막 났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1천628건으로, 전년 동기(3천669건)에 비해 무려 55.4%나 줄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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