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0, 경제적 영역과 만나면서 대중 관심 폭발...콘텐츠 생성자인 개별 이용자에게 보상 가능"

  • 박종문
  • |
  • 입력 2022-07-25   |  발행일 2022-08-12 제21면   |  수정 2022-08-12 06:50
[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1> 카스텔스와 웹3.0의 새로운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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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시리즈를 시작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후, 웹3.0은 중앙 집중적 인터넷을 탈피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대변하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웹3.0이 구축할 디 웹(DeWeb)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실제로 웹1.0과 웹2.0에서 일어났던 문화변동이 탈중심화된 웹3.0에서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 모호하다. '박한우의 웹3.0과 밈(Meme)코인' 기획 시리즈는 뉴미디어가 좀 더 인간미가 날 수 있는 인프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사회과학자의 시각에서 조망한다. 박한우 교수는 "웹3.0 기술이 생산 활동과 이용 환경이 좀 더 유연해지고 풍요로워지도록 돕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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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스텔스와 웹3.0의 새로운 이슈

저명한 미디어 학자인 카스텔스(Manuel Castells)가 2009년에 '의사소통 권력'(Communication Power)을 출판했다. 페이스북(2004), 유튜브(2005), 트위터(2006) 등의 소셜 미디어가 세상에 선보인 지 오래되지 않은 시기였다.

네트워크 소통의 특성을 3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기를 제안했다. 대인, 대중, 대량적 자가 소통(MSC, mass self-communication)이다. 대인과 대중 소통은 우리에게 익숙했지만 MSC 개념은 낯설었다.

그는 MSC가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제어가 없고 권위적 필터링을 우회하는, 다중 채널과 다중 모드에서 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수평적 다대다(多大多) 맥락에서 개인은 데이터와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이끌면서 자율성을 구축한다. 나아가 제도적 권력에 맞설 수 있는 집단적 소통도 견인할 수 있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MSC 개념은 강력한 플랫폼 기업들의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 현실적 상황에서 이론적 분석 틀에 더 가까웠다. 학술연구도 풀뿌리 행위자보다 활동가 중심의 온라인 네트워크에 MSC 모델을 부분적으로 적용하는데 머물렀다.

대표적 사례가 위키리크스(WikiLeaks)와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에 나타난 사이버 활동주의 분석이다. 그렇지만 10여 년이 지나서 이러한 비판이 무색해지고 있다. 웹3.0 네트워크가 MSC 방식으로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로 등장하고, 궁극적으로 긍정적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웹 1.0은 운영자가 콘텐츠를 제작해서 유통하고 관리와 소유에 대한 절대권 권한을 지닌다. 웹 2.0은 운영자가 아니라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만들어서 공유한다. 하지만 생성된 콘텐츠는 이용자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인 기업에게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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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과 유사하게, 웹 3.0은 이용자 콘텐츠가 핵심이다.

그렇지만 해당 콘텐츠의 보관과 공유를 위해서 특정 기업에 반드시 항상 종속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이용자 본인이 데이터와 콘텐츠를 저장할 서버를 구입해서 관리하는 것이 의무가 되지 않는다.

웹 2.0과 다르게,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에 그 권한을 위임할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탈중앙화제도(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방식으로 가능하다.

웹3.0 기술이 경제적 영역과 만나면서 대중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웹2.0 시대에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온라인 게임 등은 개인이 생성한 콘텐츠와 아이템 등을 활용해 광고를 유치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그렇지만 콘텐츠 생성자인 개별 이용자에게 보상은 없었다. 이제는 '자체 인증 프로토콜' 방식인 웹3.0 기반 크립토(crypto) 코인이나 디지털 토큰 등으로 이용자 활동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 엣지와 크롬을 사용하고 자신도 모르게 광고에 노출된다. 하지만 웹3.0 브라우저인 브레이브(Brave)를 이용하면 개인정보 누출 차단과 광고노출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가상자산인 BAT(Basic Attention Token)를 지급받아 거래소에서 법정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특히 웹3.0 덕택에 개인금융이 가능하게 되면 디파이(DeFi)와 리얼파이(RealFi)가 기존에 은행에서 하던 업무와 역할을 보완하거나 부분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디파이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서 크립토를 매개로 담보, 대출, 예치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시스템을 의미한다. 리얼파이는 현실(reality)을 접두사로 하여, 디파이에서도 소외받은 계층까지도 포용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비트코인 이외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토큰의 개발과 함께 디파이와 리얼파이는 등장했으며, 제한과 장벽이 없고 탈집중화된 재정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 계속 발전 중에 있다. 그러나 웹3.0과 디파이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이러한 논쟁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금융자본과 기술벤처의 갈등으로도 나타났다. 'a16z'로 축약되는 '안데르센 호로위츠'가 있다. 이 회사는 디지털 분야의 유망한 기업에 조기에 투자해서 수익을 최대화해 왔다.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코인베이스, 깃허브, 스카이프, 클럽하우스, 로블럭스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이는 서비스들이다.

'a16z' 설립자 안데르센(Marc Andreessen)과 트위터 설립자 도르시(Jack Dorsey)가 설전을 했다. 도르시는 웹3.0이 카스텔스가 말한 MSC를 구현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그 이득은 이용자도 개발자도 아닌 'a16z' 같은 투자회사로 쏠린다고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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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7월 15일 한국에서 '코드 컨퍼런스 2022'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최되었다. 특히 '인터넷의 변화가 디지털 패러다임을 바꾸다' 세션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의 개척자 그룹인 빈트 서프(Vinton G. Cerf),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전길남 교수가 웹3.0에 관해 토론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는 웹3.0이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진 용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으나, 전길남과 레식 교수는 웹3.0이 빅플랫폼을 중심으로 집중화된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분산시키며 초기 인터넷 정신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언론은 입법, 사법, 행정부에 이어 4부로 불렸다. 하지만 언론은 비판적 의제설정을 통한 사회적 감시 기능에 애쓰기보다 네이버와 구글 등의 포털과 검색엔진,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 등에 편입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 글로컬 차원에서 문어발식으로 퍼져나가는 기업들이 이용자와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현재의 중앙 중심적 모델에서 벗어나 최소한 매개자가 있는 모델 혹은 완전히 탈중앙화된 모델로 바뀌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을 혁신하고자 하는 개발자, 투자자, 이용자 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카스텔스의 이론적 개념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현재 진행형 미래가 되었다. 웹2.0 서비스의 맞춤화된 광고는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활동 내역에 기초한 사생활 감시노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나아가 웹3.0이 탈중앙화의 맥락에서 다대다 수평적 소통과 자율적 보상체계를 지향한다고 말하지만, 투자자본의 본성상 이용자를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는 말도 설득력이 있다.

이 논쟁에서 분명한 건, 웹3.0에 관해 전문가 그룹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과 전망을 보여주고 있지만 작금의 인터넷을 둘러싼 이슈는 우리가 원했던 네트워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레식 교수의 주장처럼 현재 인터넷은 질서가 부재하며 공중의 신뢰도 잃어버렸다. 웹3.0 생태계가 제로썸(zero-sum)이 아니라 상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혁신적 촉진과 이용자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영남대 교수, nft-korea.eth>

박한우 교수는?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

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수상했다. 과학정보 노벨상 '데릭 솔라 프라이스상'에 후보로 여러 번 올랐다. 퍼블론스(Publons) 최우수심사자(세계 1%)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국제저널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리서치닷컴(Research.com)에서 2022년에 발표한 사회과학 및 인문학 최고 과학자(Top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Scientists)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올랐다. 연구자의 연구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인 h 지수(h-index)가 48, 논문 피인용 6천322회, 논문발표 168편으로, 세계순위는 1천418위였다.

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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