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 시민기자 세상보기] 층간소음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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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8  |  수정 2023-02-08 07:42  |  발행일 2023-02-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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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덕 시민기자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이사를 앞둔 주부들은 할 일이 많다. 걱정부터 앞선다.


전입신고부터 인터넷, 가스, 주소변경 요청(각종 카드, 보험) 등 자잘한 일들이 많다.
구질구질한 짐들을 버려야 하는데 무엇을 버려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버리고 나면 또 아쉬울 때가 있어서 버릴까 말까를 몇 번이고 하게 된다. 알뜰한 것도 때론 짐이 된다.

이번에는 큰맘 먹고 수십 년 쓴 김치냉장고, 세탁기, 뚱뚱이 텔레비전, 오디오 등도 버렸다. 가전제품은 수거하는 곳에 연락하니 며칠 후에 수거해간다는 통보를 문자로 받았다. 그런데 침대. 문갑, 책장 등 버리는데 십여만 원을 주고 폐기 처분했다. 버리는 것도 돈을 지급해야 처리되기 때문에 딱 필요한 것만 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사한 지 이틀 만에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다. 아랫집에서 층간소음으로 조용해달라는 요청이 왔다는 것이다. 관리실에서 윗집에 이사 와서 짐 정리하는 소리가 날 수도 있다고 하니 내가 이사 온 줄 어떻게 아느냐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또 일주일이 지난 후 낮에 거실 바닥 뜬 곳 작업하는 소리에 아랫집 주인이 올라와서 "녹음까지 해 왔는데 조용히 하라"는 경고를 하고 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사 온 며칠 후 아래윗집 옆집과 관리실, 경비실에 인사도 할 겸 떡을 돌렸지만, 아래윗집만 전달을 못 했다. 저녁에도 집을 비워서 네 번을 갔는데도 결국 얼굴도 못 보고 그런 일을 접했다. 맘이 편치 않아서 바로 찾아가서 차 한잔하자고 갔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서 마음이 편치 않고, 신경이 쓰여서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음방지용 슬리퍼를 신고 조심해서 다니고 있다.

이사하는 날부터 윗집에서 엄청나게 쿵쿵대는 소리가 들렸다. 어른들이 손자를 돌봐주고 있었는데 손자들이 뛰는 소리였다.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그걸 신경 쓰인다고 조심해 달라고 하면 그 집 식구들이 얼마나 신경이 쓰이겠는가. 더군다나 아이들이 한창 뛰어다닐 나인데 서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사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닐지

이사하고 석 달 만에 남편이 엘리베이터에서 윗집 사람들을 만났는데 "딸네가 옆 동에 살아서 저녁이 되면 손주들이 우리 집에 온답니다. 손주들 이야기하면서 많이 쿵쿵대지요"라고 미안한 마음을 말하자 남편이 "한창 크는 아이들은 당연히 뛰고 놀아야지요. 괜찮습니다. 신경 쓰시지 않아도 됩니다"고 하면서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참 잘했어요" 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렇다. 이웃사촌 간에 잘 지내는 게 좋지.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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