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원 부족해 진료대란이라니" 소아과 살릴 특단 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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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9  |  수정 2023-05-19 06:47  |  발행일 2023-05-19 제23면

이른바 '소아과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한국의 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진료를 받으려면 애타는 접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보호자들이 오전 일찍 또는 심지어 동트기 전부터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다. 예약 접수가 밀려도 너무 밀린다. 이는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의사)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낮은 수가를 비롯해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수입 감소로 폐업이 잇따른 탓이다. 환자는 환자대로, 의사는 의사대로 고달픈 상황이다. 심각한 것은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17%로 2019년(94.2%) 대비 77.2%포인트 급감했다. 지난해 대구지역 6개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른 수련의 기피도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저출생 시대여도 아이 키우는 집에선 당연히 원활한 소아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식전 댓바람부터 병원 앞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의료 재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이 같은 의료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때마침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의대생을 512명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의사 증원보다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진료·입원 수가 개선 등 제도적 지원이 현실적 해법이다. 소아청소년과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이 나라의 미래인 어린 자녀들의 건강이 달려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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