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2차전지 특화단지 선정, 정치 논리 배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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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2 06:55  |  수정 2023-06-02 06:57  |  발행일 2023-06-02 제23면

반도체·2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은 우리 산업지형을 바꾸고 제조업 경쟁력을 제고할 중차대한 프로젝트다. 그런 만큼 지자체의 유치 열기도 뜨겁다. 반도체 특화단지는 15곳이 경합하는 구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또는 늦어도 다음 달 특화단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평가지표는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45점) △첨단전략산업 및 지역산업 동반성장 가능성(30점) △인프라·인력 등 첨단산업 성장 기반 확보 가능성(25점) 등이다.

구미시는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전자산업 메카의 부활을 노린다. 280만㎡에 이르는 구미5산단의 산업용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풍부한 공업용수와 전력, 344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받쳐주는 공급망이 강점이다. 대구경북신공항과의 거리가 10㎞에 불과하고, 한국전자기술연구원·한국재료연구원 같은 R&D 및 기술 지원 인프라도 탄탄하다. 포항은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소재 선도기업의 중량감부터 남다르다. 2019년 전국 최초로 배터리 규제 자유특구로 지정받았으며, 2차전지 종합관리센터도 건립했다. 양극재 분야에선 이미 세계 1위의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소재산업의 글로벌 공급기지로 부상했다.

배점이 높은 첨단산업 경쟁력을 따져봐도 구미와 포항이 반도체 및 2차전지 특화단지의 적지(適地)로 손색없다. 다만 '정치'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밀양 신공항 무산과 첨단의료복합단지 복수 선정의 경험칙에서 비롯된 우려다. 선거 표심만 계산하는 정치공학이 작동하면 '집토끼' 대구경북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선정만큼은 정치 논리를 철저히 배제하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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