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뿌리, 문화 예술 중심지 달성 .7] 달성, 영남권 대표 문화도시로

  •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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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6 07:50  |  수정 2023-06-06 07:54  |  발행일 2023-06-06 제16면
신문물 수용의 도시, 공동체 회귀 '호혜의 도시'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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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대구 달성 유가읍 호텔 아젤리아 대강당에서 열린 '달성군 법정 문화도시 선포식' 참가자들이 희망 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달성군은 5년간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영남권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낙동강과 금호강을 끼고 물류 거점 도시 역할을 해왔던 대구 달성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향후 5년간 진행되는 '법정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영남권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달성 문화도시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는 '호혜'다. 상호 인정과 존중, 자유와 평등이 확립된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도시를 추진 목표로 삼았다. 호혜로운 도시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돕고, 베푸는 이웃이 사는 곳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공동체로의 회귀다. 다양한 문물을 받아들여 온 '수용의 도시'에서 한 단계 진화한 공동체 가치를 구현하는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달성군은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주민은 물론 다양한 이들과 함께 지역만의 콘텐츠를 발굴,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1만2천여명 주민·예술인 자발적 참여
문체부 지정 법정 문화도시로 발돋움
도시 자생력 키우고 브랜드 만들어가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달성군 목표로
2027년까지 사업비 150~200억원 투입
향후 5년간 3만명 문화적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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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달성군수가 법정 문화도시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문화도시 사업 관계자와 주민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달성군 '법정 문화도시' 선포

화원·옥포·논공권역 박진희, 가창권역 이영희, 다사·하빈권역 엄정희, 현풍·유가·구지권역 김성자, 문화도시위원회 김현희, 쫑긋탐사대 고명주…. '문화도시 달성의 주역들'이라고 적힌 큰 펼침막에는 수많은 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다. 큰 펼침막 양쪽으로는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그동안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그램 사진들이 가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 대구 달성 유가읍 호텔 아젤리아 대강당에서 열린 달성군 법정 문화도시 선포식 풍경이다.

이날 선포식에서 김현희 달성군 문화도시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문화도시 활동을 하면서 서로 의견이 달라서 다투기도 했지만 이내 서로 함께 웃고 즐기면서 '우리 함께 해 보자'고 다짐했다"며 "오늘의 이 영광은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의 덕이라고 생각하고 4년 전 저희가 처음 가졌던 그 열정과 그 마음으로 다시 함께 달성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개회 및 국민 의례, 경과보고, 시민발표, 문화 읍·면장 위촉 및 법정 문화도시 유공자 표창, 인사 말씀, 축사, 축전, 달성문화군수 선포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인사말을 하기 전 주민과 공무원, 달성문화재단 직원 등 30여 명에 직접 위촉장과 표창패를 건네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이어 최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법정 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1만2천명이 넘는 주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400여 회 프로그램을 만들고 참여하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며 "앞으로 대구와 경북 그리고 영남권의 문화도시 하면 달성이 떠오를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보자"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축전을 보내 축하를 전했다. 이날 선포식은 최 군수가 "나는 문화 군수임을 선포합니다"라고 외치고, 참석자들이 종이로 접은 희망 비행기를 날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2부 행사로는 '한국 문화도시의 특징과 달성문화도시 방향 제언'을 주제로 세미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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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자발적 참여가 사업의 핵심

정부의 문화도시 사업은 일종의 도시 성장 프로젝트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지역만의 특색을 지닌 자원을 발굴하고, 고유한 문화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둔다. 특히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하고, 도시 브랜드를 창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문화로 도시 자생력을 키우는 게 핵심인 셈이다. 특히 정부가 주도하는 하달식 지원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을 만들어 실행해 나가는 자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도시 지정은 △문화도시 지정 신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문화도시 예비사업 추진 △문화도시 지정 심의 △문화도시 지정 △문화도시 본사업 추진 등의 절차로 이뤄진다. 달성군은 2020년 12월 문화도시 예비사업 대상지로 뽑혔고, 지난해 12월 제4차 문화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제1차 문화도시 7곳, 제2차 5곳, 제3차 6곳, 제4차 6곳 등을 지정한 바 있다. 그동안 문화도시 공모에 참여한 지자체만 104곳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달성군이 문화도시로 지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달성군의 문화·예술·역사 자원이 풍부하고 과거 여러 문화 콘텐츠를 성공시킨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광광부는 지난해 "달성군은 '달성 100대 피아노' '대구현대미술제' 등 역사적 사실에서 발굴한 문화 콘텐츠를 성공시킨 경험을 토대로 지역의 인구 유출 위기를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는 전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달성군은 문화도시 지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과 문화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도시문화캠프' '달성살기' '문화가 있는 금요일' '쫑긋탐사대' 등 문화도시와 관련해 운영된 프로그램만 435회에 달하고, 참여한 주민과 문화예술인은 1만2천709명에 이른다. 달성군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 11월 대구시 달성군 문화도시 조성 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이 조례를 근거로 문화도시위원회, 문화도시추진단도 설치·운영됐다. 달성군은 4개 권역별로 주민과 문화예술인들이 회의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거점 공간도 마련했다.

◆문화 도시로 이미지 재확립

달성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슬로건은 '들락(樂)날락(樂)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문화도시'다. 이는 상호 인정과 존중을 통해 자유와 평등의 문화를 확립하고, 누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으며 이를 공동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도시로 확장할 수 있다. 단순히 문화가 있는 곳이 아닌 문화를 통한 공동체 가치를 구현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달성군은 △4개 분야 △22개 사업 △47개 세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진행되며, 150억~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예산은 △문화프로그램 및 공간 조성 지원 △문화도시 콘텐츠 개발 및 브랜드화 지원 △사회적 경제 조직 육성 지원 등 문화도시 조성과 관련해 다양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달성군은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눴다. 화원·옥포·논공권역을 중심으로 위쪽은 다사·하빈권역, 아래쪽은 현풍·유가·구지권역, 동쪽은 가창권역으로 나눠 각각 문화관광, 문화체험, 문화융합, 문화예술로 콘셉트를 정했다. 달성군은 권역별로 사업을 추진한 뒤 각각의 특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달성 문화도시는 △주민 주도성 △문화 다양성 △지역 콘텐츠 발굴 △문화생태계 조성 등 크게 4가지의 목표를 갖고 추진된다. 주민 주도로 지역만의 다양한 콘텐츠 발굴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예술가, 기획자, 공공도 함께 협력한다. 이를 위해 문화도시위원회, 문화도시센터, 문화도시추진단, 문화도시 워킹그룹 등이 참여하는 추진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문화도시위원회는 다양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문화도시 조성계획 정책연구 및 심의 조직이며, 문화도시센터는 사업의 기획·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다. 반면 문화도시추진단은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권역별 공동체다.

이와 함께 달성군은 문화도시의 허브 역할 플랫폼인 '들락날락'을 옛 화원 운전면허시험장에 조성할 예정이다. 10여 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폐건물을 달성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들락날락'에는 달성문화도시센터를 비롯해 권역 공간과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김병수 달성문화도시센터장은 "달성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향후 5년간 3만명의 문화적 일자리가 창출되고, 150만명이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달성의 도시 이미지, 도시 브랜드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일우〈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공동기획 : 달성문화재단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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