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미제사건 해결, 경찰 의지와 시민 제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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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7  |  수정 2023-06-07 06:55  |  발행일 2023-06-07 제27면

22년 전 발생한 대구 여중생 2명의 실종 사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혔던 이 사건은 며칠 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두 여중생은 2001년 12월 8일 북부정류장 인근에서 사라진 이후 지금까지 종적이 묘연하다. 생사조차 알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살아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그리고 여러 정황상 인신매매단의 납치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미제사건이 으레 그렇듯 돌이켜보면 대구 여중생 실종 역시 경찰의 초기 대응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당시 경찰은 두 여중생이 아동이 아닌 만 15세 이상이었다는 이유로 단순 가출로 봤다. 또 실종 후 얼마 안 돼 가족과 친구에게 보낸 여중생들의 구조 요청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수상한 남자의 승용차를 탄 이후 여중생 두 명이 동시에 사라진 이 사건은 초동수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시간이 많이 지난 사건일수록 목격자와 증거물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은 2015년 '태완이법' 제정으로 공소시효가 사라진 후 총 9건의 강력 미제사건을 재수사 중이다. 여중생 실종 사건을 비롯해 총포사 살인 사건, 달성공원 요구르트 독극물 사건 등이다. 이 같은 미제사건을 방치하면 완전범죄가 가능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남기게 된다. 과학수사 기법이 발전한 만큼 작은 증거와 단서만으로도 오래된 미제사건을 추적할 수 있다. 경찰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많은 시민의 관심과 제보도 필요하다. 하루빨리 미제사건이 해결돼 피해자 가족과 유족의 억울함이 풀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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