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25 숨은 영웅 워커 장군…칠곡군에 동상을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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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2 06:58  |  수정 2023-06-12 06:59  |  발행일 2023-06-12 제27면

경북 칠곡군에서 '호국보훈의 달'을 빛낸 미담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석적읍 장곡중 재학생 10여 명은 최근 6·25 전쟁의 숨은 영웅인 미 8군 사령관 '월턴 해리스 워커' 장군을 알려 달라며 칠곡군에 민원을 제기했다. '칠곡과 낙동강을 지킨 주인공이 워커 장군인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워커 장군 얘기는 없다. 학생들이 알 수 있게 해 달라' 민원을 넣은 동기가 참으로 갸륵하다. '호국보훈의 고장' 칠곡군의 학생들답다.

워커 장군은 맥아더의 그늘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못한 군인이다. 그는 6·25 전쟁 때 불굴의 의지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발판을 놓았다. 치열한 교전 중에도 부하들에게 "내가 여기서 죽더라도 한국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군인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만약 낙동강 전투에서 패했더라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쟁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만큼 낙동강 전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전투였다. 그는 1950년 12월 서울에서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런 워커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서울 아차산에 '워커힐(워커의 언덕)'이라는 지명을 붙여줬다. '워커힐'이라는 호텔도 그런 이유에서 생겼다. 대구 '캠프 워커'도 워커 장군의 혼이 서려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워커 장군을 알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학생들의 민원에 화답했다. 한 가지 제안하겠다. 칠곡군에 워커 장군 동상을 세우자. 장군의 동상은 현재 평택 미 8군 사령부에 서 있지만, 칠곡군에도 세워지면 현양(顯揚)의 의미가 더해질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추모비도 좋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워커 장군을 새롭게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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