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의 우병우' '文의 조국' 총선 출마 자제하는 게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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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5  |  수정 2023-06-15 06:54  |  발행일 2023-06-15 제23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우병우 변호사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정가의 화제다. 두 사람 다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 인물이다. 법적 하자만 없다면 출마는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우 변호사는 '직권 남용'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데다 그저께 서울대 교원징계위로부터 파면 결정까지 당했다. 자숙할 시기란 얘기다. 총선 출마도 자제하는 게 순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도 섣불리 나서 다시 '탄핵의 강'과 '조국의 늪'에 빠지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영주 출신 우 변호사는 고향 출마설이 나돈다. 최근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TK 신당설과 결부시킨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려서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정치와 정당, 지역을 퇴행시키는 일이다. 조 전 장관도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억척이 나올 수밖에 없는 말들이다.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지만 이들의 정치 재개는 피 맺힌 과거 한풀이에 매몰될 위험이 크다.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에 대한 민주당 공천을,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우 변호사 공천을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상대 당이 '강'과 '늪'에 빠진다면 대환영일 터이다. 그러나 우 변호사를 공천하면 탄핵을 부정하는 꼴이고, 조 전 장관을 공천하면 다시 '불공정'의 늪에 빠진다. 진영 간 증오를 증폭시킨 당사자들이고, 특권과 반칙으로 사회 질서를 무너뜨린 이들 아닌가. 내년 총선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낼지를 놓고 경쟁해야지 과거의 한풀이 장이 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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