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경찰 기강 해이 도 넘어…단호한 조치 내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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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9  |  수정 2023-06-19 07:02  |  발행일 2023-06-19 제27면

대구 경찰관의 복무 기강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대구 모 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최근 부서 회식을 마친 뒤 동료 3명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대구지역 한 경찰관은 술에 취한 채 전동 킥보드를 운전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감찰을 받고 있다. 지난 4월엔 대구 한 경찰 간부가 지자체가 부과한 주차위반 과태료를 피하려고 스스로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앞장서 준법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경찰이 일탈행위를 서슴지 않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특히 킥보드 음주운전 의심 경찰관에 대한 음주측정이 20시간 지나서야 이뤄진 점을 주시한다. 떳떳하다면 즉각 음주 측정에 응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경찰서장이 음주측정을 지시했는데도 한참 지난 뒤에야 측정한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당연히 음주 수치가 나올 리 만무하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이는 이유다. 감찰에선 이 점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

느슨해질 대로 느슨해진 경찰의 복무 기강을 다시 다잡아야 할 때다. 물론 대다수 경찰관은 '민중의 지팡이'로서 맡은 직무에 충실하고 있다. 극소수의 터무니없는 일탈행위가 경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이는 시민이 경찰을 불신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법처리·중징계의 자비 없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 신뢰 회복은 하세월이다. 잠시만 손 놓고 있어도 경찰 조직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믿음을 쌓기는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대구 경찰은 이 말을 명심하고 뼈를 깎는 자정(自淨) 노력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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