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정의' 차원 새삼 엄중히 직시해야

  • 논설실
  • |
  • 입력 2023-06-28  |  수정 2023-06-28 06:56  |  발행일 2023-06-28 제27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용병부대(바그너) 최고사령관 격인 프리고진이 휘하의 군대를 이끌고 전선이 아닌 역방향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했다. 하루 만에 멈췄지만 사실상 쿠데타로, 전쟁 수행 중인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내부 반란이다. 푸틴 스스로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토로했듯이 해괴한 사건이다. 일각에서는 푸틴의 실각(失脚)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 전쟁은 인접 약소국을 러시아가 전격 침공한 것이고, 엄청난 민간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국제정의(正義) 차원에서 보면 러시아가 명분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는 전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 정치인들은 이 전쟁을 놓고 야유 섞인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 시절 "6개월 초보 대통령(우크라이나 젤렌스키)이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이 났다"고 했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신세를 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고도 했다.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다.

국제정치는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 하지만 이것도 세계평화와 국제정의에 부합함을 전제로 한다. 다른 나라의 전쟁에 어느 한쪽 편을 들자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얼마나 자유와 인권, 정의란 인류 보편가치와 국제법에 부합하고 있는지를 증명하고 국제적 소임을 다할 때 세계질서 속에 한국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고, 나아가 거꾸로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우방과 우군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윤석열 정부나 우리 국민도 그런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새삼 엄중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