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민, 호텔 모시겠다" 경북도 정책적 배려심 평가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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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5  |  수정 2023-07-25 06:55  |  발행일 2023-07-25 제23면

국가적 재난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상반된 태도를 보게 된다. 수해 와중에 지각없는 처신을 한 정치인들이 있는 반면 수재민의 고통을 덜어주려 십시일반의 힘을 보태는 온정의 손길이 있다. 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호우 피해가 속출한 지난 15일 국민의힘 소속 대구지역 한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원들이 동해안으로 당원 연수를 간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연수를 간 사이 이 국회의원의 지역구에서도 주민이 강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났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는 "시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해당 관계자들은 "야유회 성격은 아니었다. 연수를 진행한 뒤 당일 대구로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비판받을 만한 일이 됐다. 말로 표현 못할 고통에 처한 수재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참외밭에서 신발 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유야 어떻든, "사려깊지 못했다"고 사과하는 게 맞다.

이런 씁쓸한 뉴스를 잊게 할 '선한 영향력'도 잇따르고 있다.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마을이 초토화된 예천지역에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음식점과 카페는 실종자 수색 및 복구 작업 인력에게 음식과 커피를 대접하고 있다. 한 모텔은 산사태로 집을 잃은 주민에게 무료로 방을 내줬다. 집중호우가 내린 날, 위험을 무릅쓴 채 주민 구조에 나선 이들도 귀감이 됐다. 이런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재해 대책 회의에서 "앞으로 이재민은 비용이 들더라도 호텔 또는 연수원에 모셔야 한다. 비용은 경북도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광역지자체장으로서 수재민을 대하는 마땅한 자세다. 경북도의 정책적 배려심을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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