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러 교역액 22% 감소…원자력 협력이 새 돌파구"

  • 전준혁,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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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8 07:45  |  수정 2023-07-28 07:47  |  발행일 2023-07-28 제10면
[제11회 환동해 국제심포지엄 지상중계 <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새로운 한·러 협력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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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북 포항시청에서 열린 '제11회 환동해 국제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세계적 도전과 환동해 : 미래 기술과 포항의 성장 전력'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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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딤 슬랩첸코 (한림대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시작된 후 러시아는 전례 없는 제재 압박에 직면했다.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었고, 러시아는 이에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 목록에 포함했다. 그 결과 양국 간 경제협력이 점차 줄고 있다. 바딤 슬랩첸코 한림대 연구교수는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현황을 검토하고 향후 협력 발전을 위해 유망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원자력산업, 새 경제협력 분야
러, 중성자 원자로 기술 가져
핵폐기물 저장·처리 해결가능
세계 최대 우라늄 매장량 보유
로사톰 경제적 제재 위험없어"


◆한·러 경제협력의 수치상 변화

국가 간 경제협력의 수준은 무역량에 반영된다. 2022년 한·러 교역액은 2021년의 273억4천만달러 대비 22.7% 감소한 211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로의 수출은 2021년 대비 36.6%,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14.7% 감소했다. 대러 수출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다. 이 품목에서의 감소가 심각하다. 승용차 수출은 2021년 대비 65.4%, 자동차 부품 수출도 65.6% 줄었다.

◆원자력 산업, 새 협력 돌파구

앞으로도 한·러의 교역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한·러 경제협력에 새 동력을 주기 위해 새로운 협력분야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새로운 협력분야가 될 것이며, 원자력산업은 그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꺼리는 이유는 '안전성 문제'와 '핵폐기물의 저장 및 처리 문제' 때문이다. 안전성 문제는 이미 기술적으로 해결됐다고 할 수 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설되는 원전은 보안시스템이 강화돼 항공기의 직격탄에도 버틸 수 있다.

핵폐기물의 저장 및 처리 문제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는 핵폐기물의 양을 거의 0으로 줄일 수 있는 고속 중성자 원자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9월 로사톰(Rosatom Corporation)은 이 기술을 사용해 Beloyarsk NPP 건설을 완료했다. BN-800 고속 중성자 원자로가 이 발전소의 원자로로 사용된다. 고속중성자로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후핵연료를 여러 번 재사용해 폐쇄형 핵연료 주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제안한 새 원자력 에너지는 완전히 폐기물이 없을 것이다. 고속 중성자로는 우라늄-238을 사용하며 천연 우라늄의 1% 미만을 차지하는 우라늄-235와 달리 그 매장량은 무한하다.

◆원자력 협력, 한국에 큰 이점

원자력 분야에서 한·러 간 협력은 한국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 유럽과 비교해 러시아는 한국과의 기술이전 협력에 가장 개방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또한 고속 중성자로의 광범위한 건설은 핵폐기물 저장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로사톰에 경제적 제재를 가할 위험도 없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우라늄 매장량과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핵연료의 구매자는 미국, 프랑스를 포함한 많은 국가다. 현재 로사톰은 미국에 연간 총 10억달러 상당의 농축 우라늄을 수출해 미국 핵연료 수요의 4분의 1을 담당한다. 따라서 로사톰이 제재대상이 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정리=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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