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작 구입에 운영도 주먹구구…근본쇄신 필요한 대구미술관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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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1  |  수정 2023-08-11 06:57  |  발행일 2023-08-11 제27면

소장품 위작 물의를 빚은 대구미술관의 운영 실태도 전반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감사위원회가 대구미술관을 특정감사한 결과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잘 드러나 있다. 지적 사항이 무려 24건이고 8명이 징계와 훈계, 주의 조치를 받았다. 또 미술관 운영 주체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소장품 위작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지 않는 등 관련 업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대구미술관 가짜 그림으로 지역 미술계에 망신살을 뻗치게 한 책임을 엄중히 물은 것이다.

대구미술관 소장품 3점이 위작 판정을 받은 건 황당하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구입 과정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매도자가 작품 소장과 전시 경력란을 작성하지 않은 데다 이후 작품수집 심의위원회도 진위 감정서를 보완하지 않았다. 소장품 관리도 부실했다. 이는 위작 작품들에 대한 계약 취소 및 구매금액 환수조치로 끝날 일이 아니다. 소장품 전수 조사에 대한 개선 방안 마련은 물론 안목감정 위주가 아닌 보다 심도 있는 감정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대구미술관의 주먹구구식 운영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 누락을 비롯해 특정업체에 편중된 수의계약, 채용 과정의 투명성·공정성 부족 등 드러난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직원들 사이에서 그릇된 관행과 편의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방증이다. 시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대구미술관의 근본적 쇄신이 절실하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 3월부터 장기화되고 있는 관장 공석 사태로 구심점이 없다는 게 걸림돌이다. 지금으로선 직원들 스스로가 각성하고 개혁 역량을 발휘하는 게 최선이다. 아울러 대구시의 철저한 관리감독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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