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pop 성지 된 대구…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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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  수정 2023-08-28 06:52  |  발행일 2023-08-28 제27면

팬덤의 위력은 대단하다. 전설적인 예술가의 탄생지를 방문하거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기꺼이 주머니를 연다.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겐 이 같은 시간적·물질적 소비가 매우 이상하게 여겨지겠지만 그들에겐 '성지순례' 성격이 짙다. 오래전 '욘사마' 배용준을 보기 위해 단체로 한국을 찾은 일본팬들의 열정은 물론, 임영웅이나 영탁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전세버스를 동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팬들의 정성이 단적인 예다.

세계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한 BTS 멤버 '뷔'와 '슈가'의 고향인 대구가 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또 대세로 떠오른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디토'에 소개된 청라언덕과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도 힙한 장소가 됐다. 천혜의 관광자원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대구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아이템이다. 더구나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무던히 애를 써도 관광객 유치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숱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내가 좋아하는데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는 소비트렌드도 적용된다.

문제는 있다. 지자체가 나서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려 해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한다. 유명인의 얼굴이나 이름을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퍼블리시티권' 때문이다. 소속사 측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소속 아티스트의 보호 및 관리 차원인 만큼 마땅히 존중해야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자체로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괜찮다' 사이에서 고민과 소통을 하다 보면 '블루오션' 같은 현실적인 홍보전략과 방법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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