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람사르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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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06:46  |  수정 2024-02-13 06:55  |  발행일 2024-02-13 제23면

람사르는 이란 북부 카스피해 남해안에 있는 인구 4만명이 안 되는 작은 휴양도시다. 과거 페르시아 시절 왕족의 별장들이 지어졌을 정도로 유명한 휴양지로 지금은 전 세계의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이 맺어진 장소로 이름을 얻고 있다. 도시 일대에 풍부한 늪지대가 있어 습지 보전 협약이 시작됐으며, 1971년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이 이곳에서 맺어졌다.

지구 표면의 6%를 차지하는 습지의 생태적 중요성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 인식하고 있다. 철새 도래지로서 중요한 역할이 잘 알려졌고, 오염물질 정화, 홍수 시 수량 조절 등 생활환경 보호 기능과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특이하게 석회암 지대에 형성된 문경의 돌리네 습지는 최근 람사르 협약 사무국으로부터 람사르 습지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25번째다. 이 습지가 희귀하거나 독특하고, 취약종이나 위기종이 생태적으로 모여 있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인류 전체 차원에서 보호하고 가꿔야 할 소중한 생태자원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 람사르 습지 2천503곳 중 돌리네(doline) 지형에 발달한 습지는 문경 돌리네 습지를 포함해 총 6곳뿐이다.

환경부와 문경시는 몇 년 전부터 돌리네 습지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볼거리가 없던 곳을 조경으로 아름답게 꾸미고 탐방로와 전망대도 만들었다. 탐방지원센터도 짓는 중이다. 무료로 전동차도 운행해 접근을 쉽게 했다. 생태관광의 명소로 만들고 있다. 기대되는 곳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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