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사과값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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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1 06:59  |  수정 2024-04-01 07:01  |  발행일 2024-04-01 제23면

우리나라 국민의 최고 애용 식품의 하나인 사과 가격이 세계 주요 9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도시별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발표한 조사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과 생산량은 그 전해에 비해 30% 감소한 39만4천t으로 집계됐다. 생산량이 줄면서 값이 올랐는데 그 폭이 너무 컸다. 급기야 사과값은 정치권의 싸움 소재로 등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과 한 개가 1만원으로 아르바이트 한 시간 하면 사과 한 알 준다"라며 고물가에 대해 여당과 정부를 비난했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여름철 불볕더위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탄저병 때문이다. 탄저병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쉽게 확산되는데 주로 수확기 전후에 발생해 농가에 큰 손실을 준다. 작년에 사과 과수원을 둘러봤더니 탄저병과의 전쟁이었다. 예년보다 방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했고 탄저병에 걸린 사과는 무조건 따서 버려야 했다. 쉽게 퍼지니 빨리 따내는 것이 상책이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제대로 수확을 한 농가는 오른 사과값에 톡톡히 득을 봤다.

경북 주요 사과 산지 가운데 한 곳인 문경에서는 감홍 품종의 사과로 적지 않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품종인 부사가 출하하기 직전에 생산하는 감홍 사과는 높은 당도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해 사과값도 다른 사과에 비해 50% 이상 높게 형성됐다. 문경시는 명품 감홍사과를 만들어 5㎏ 한 상자에 30만원 이상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상자당 10개 미만이 포장돼 개당 3만원이 넘는 셈이다. 사과 한 알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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