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직터뷰] 박언휘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장에게 듣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세살 버릇 여든 가듯…"곧 150세 시대, 건강도 젊을 때 습관 들여야"

  • 김진욱,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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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5  |  수정 2024-06-05 08:06  |  발행일 2024-06-05 제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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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언휘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0세의 젊음을 150세까지 지켜 드리겠습니다" 박언휘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장의 카카오톡 프로필 화면에 적혀 있는 글이다. 100세도, 120세도 아닌 150세를 말하고 있다. 인간 수명 150세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은 2001년 미국에서 있었다. 두 명의 노화 방지 전문가가 150세까지 살 아이가 2001년에 태어났을지를 놓고 내기를 한 것이다.

제이 올샨스키 일리노이대 교수는 130세는 가능하지만 150세는 어렵다는 것에 걸었다. 아무리 의료기술이 발달해도 150세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반면 스티븐 오스태드 아이다호대 교수는 150세가 가능하다는 것에 베팅했다. 줄기세포 연구와 과학기술이 150세까지 살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기 결과는 2001년에 태어난 아이가 150세가 되는 2150년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오스태드 교수가 승자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나아가 2150년 전에 150세까지 사는 인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세 5개월의 나이로 1997년에 사망한 프랑스 여성 잔 칼망이다.

박 이사장도 줄기세포 기술 때문에 150세까지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 이사장은 박언휘내과병원의 원장이기도 하다. 필자가 박 원장을 처음 만났던 2017년에 박 원장은 120세 시대를 이야기했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박 원장 병원 입구에는 여전히 '20세의 젊음을 120세까지 지켜드리는 힘이 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줄기세포 기술발달로 수명 150세 가능
우선 병들지 않는 것이 그 방법의 시작"

"건강검진 중요…안 좋은 곳 알게 되면
병 안들게 의사 처방 받아 약 복용해야
약은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몸에 부족한 걸 보충하는 거라 보면 돼
의사인 나도 12가지 藥 먹는 것은 물론
필요할 경우엔 수액주사도 놓고 맞아"

"최고는 약 필요 없는 건강 상태 만들기
성장호르몬은 노화방지호르몬이기에
밤 11시~새벽 5시 사이엔 반드시 자야
부지런히 노후생활자금도 마련해둬야"

▶150세가 진짜로 가능하다고 보나.

"2005년 개원할 때는 20세의 젊음을 80세까지 유지해 드리겠다는 것이 슬로건이었다. 그러다 3년 뒤에는 100세, 다시 5년 뒤에는 120세로 했다가 지금은 150세로 바꿨다.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150세는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줄기세포 기술의 발달로 장기조차 교체할 수 있는 세상이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150세 시대가 온다는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하지 않나.

"지난 3월 서울에서 노인 건강을 주제로 특강을 한 적이 있는데, 제 강의 전에 김형석 철학자께서 강의를 하셨다. 올해 104세다. 앉아서 강의하셨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강의를 하더라.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 중에도 105세 된 분이 있다. 이 분 역시 혼자 걸어서 병원에 온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100세 언저리에도 건강하신 분들도 제법 있다."

▶어떤 방법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겠다는 건가.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의 시작은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아프고 나면 조금씩 늙는다. 나이 든 사람이 크게 아프고 나면 급격하게 늙어진 게 티가 난다.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우선 병들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건강 검진이 중요하다. 건강 검진을 통해 안 좋은 곳이 있으면 의사 처방을 받아서 약을 먹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혈액검사를 하면 고지혈증, 지방간 등 뭐가 안 좋은지를 알 수 있다. 이에 맞는 약을 처방해 먹으면 안 좋은 점을 개선해 병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려면 의사가 처방해 주는 약은 먹는 것을 겁낼 필요가 없다."

▶젊을 때부터 약을 먹으면 내성이 생길까 걱정이다.

"내성이 생기는 약은 진통제나 항생제 그리고 항우울제 같은 약에 국한돼 있다. 요즘 약은 아주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드셔도 된다. 약은 여러 단계의 임상 실험을 거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하는 것만 약으로 나온다. 예전 약은 화학제품이 많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자연 상태의 동식물에서 약을 추출한다. 예를 들면 혈액 순환제는 은행잎에서 만들고, 생선이나 들깨 기름을 추출해 만든 약도 있다. 사람이 목마르면 물을 마시는 것처럼 약도 그렇다고 보면 된다. 자기 몸에 부족한 부분을 약으로 보충하는 것이다. 의사인 나도 12가지 약을 먹고 있다. 약 복용 외에 필요할 경우에는 수액 주사도 놓는다. "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니 가급적 늦게 먹으려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는다는 말을 믿고, 가능하면 혈압약을 안 먹고 견디려 한다.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살을 빼면 혈압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혈압이 떨어질 정도로 살 빼는 것이 얼마나 어렵나.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데도 견디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제법 많다. 혈압약 복용으로 혈압이 안정화되면 약을 끊을 수도 있다. 건강관리를 잘하면 150세까지 살고,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40대에도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의사가 혈압약을 먹으라고 하는 분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

▶그럼 약만 먹으면 되나.

"약 먹는 것을 겁내지 말라고 했지만, 약 안 먹고 지낼 수 있는 건강 상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우선 운동도 자주 하고 건강검진도 잘 받아야 한다. 주거환경도 좋게 하고, 먹는 음식도 친환경적인 것을 섭취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음의 안정을 갖기 위해 종교를 갖는 것도 장수에 보탬이 된다. 나이 들면 친구도 있어야 한다. 제가 진료하는 환자 중에는 친구를 데리고 와서 함께 진료받는 사람도 있다. 생활 습관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수면이 중요하다. 하루에 7~8시간은 자야 한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 사이에는 반드시 자야 한다. 이 시간대에 자야 성장호르몬이 나온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 성장 호르몬은 곧 노화 방지 호르몬이다.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낼 생각이다."

▶오래 살려면 부자여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럼 너무 슬픈 사회 아닌가.

"현실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젊을 때부터 건강관리를 잘해야 하고, 부지런히 일해서 노후생활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돈 없이 장수하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일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초고령화 사회를 먼저 겪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정부가 노인들의 안락사를 지원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일본 영화 '플랜 75'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의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애국은 노인 의료 지원에 드는 정부의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주제의 특강을 자주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박 원장이 필자에게 책상 달력을 선물로 줬다. 못다한 이야기가 책상 달력에 적혀 있다고 했다. 달력에는 '150세 젊음을 위한 건강 가꾸기 비법'이란 제목하에 18개 행동 지침이 적혀 있다. 첫 번째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라'에서부터 마지막 '진실된 사랑을 하라'라는 것까지 일상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박 원장은 100세까지 의사로서 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하지만 꿈은 120세까지 건강한 의사로 존재하면서, 본인 스스로 노화 방지를 잘해서 그 방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논설위원 jwoo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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