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9] 규제는 완화되고 기회는 완벽하게!변화하는 도시 상주

  • 박관영,박성미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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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0  |  수정 2024-08-20 07:44  |  발행일 2024-08-20 제14면
업무·상업·문화 원스톱 생활…공간혁신 '콤팩트 시티' 재탄생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9] 규제는  완화되고 기회는 완벽하게!변화하는  도시  상주
상주시 시가지 전경. 상주시는 미래 100년의 상주 발전을 위해 도심 재구조화에 들어갔다. '국·공유지를 활용한 콤팩트 시티 개발'이라는 사업 명으로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공모에 선정된 상주시는 상산로 일원 약 7만3천㎡에 사업비 5천억원을 투입해 콤팩트 시티를 구축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남쪽에 위치한 도시 마리나베이에는 21세기 건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마리나 베이 샌즈'가 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호텔로 57층 규모의 건물 3개가 6만 t의 스카이 파크를 머리에 이고 있는데, 선박 모양의 스카이 파크는 하늘 위를 항해하는 듯한 특별한 외경을 보여준다. 스카이 파크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길고 높은 수영장은 여행객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계 여행객들이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이 거리에는 각국의 비즈니스맨들이 오간다. 마리나베이는 글로벌 금융회사와 IT 기업이 밀집한 지역으로 활력이 넘친다. 업무공간과 주거 공간, 문화공간이 도심 안에 함께 있기 때문에 밤이 돼도 도시의 활력은 식지 않는다.

그런데 처음부터 마리나베이가 이 같은 모습을 갖춘 건 아니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노후화된 싱가포르항 항만 배후 단지에다 오피스 밖에 없었던 마리나베이에 변화를 불러온 건 '공간의 혁신'이었다. 싱가포르가 1997년부터 도입한 '화이트 존(White Zone)'은 건물의 용도를 주거지역, 상업 지역과 같이 단일 용도로 적용하지 않고, 주거와 호텔· 오피스를 함께 복합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최소화하는 제도를 뜻한다. 개발 사업자가 토지 용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제를 줄이자 마리나베이에는 호텔과 쇼핑몰, 컨벤션센터가 세워졌다. 사람이 모여들었고 도심은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과 도심 쇠퇴 현상이 눈앞에 다가온 우리나라에서도 '화이트 존 정책'은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경북지역 유일 '공간혁신구역' 선정
주요시설 이전 통해 도심 재구조화
산업 성장판 '기회발전특구'에도 지정
상주형 교육·정주 생태계 조성 추진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9] 규제는  완화되고 기회는 완벽하게!변화하는  도시  상주
상주시 기회발전특구 청리일반산업단지 전경. 상주형 기회발전특구는 1단계로 청리일반산업단지 내 11만3천 평이 지정되었으며 약 58만 평의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형 화이트 존 정책'인 '공간혁신구역'을 선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토지·건축의 용도 제한이 없고, 용적률과 건폐율도 지자체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2023년 6월9일 국토교통부를 통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간혁신구역 선도 사업 후보지 선정' 공모에는 전국 56개 지역이 신청했고, 엄격한 실사를 통해 올해 7월에 16곳이 최종 발표되었다. 경북도에서는 유일하게 상주시가 공간혁신구역 선도 사업지로 최종 선정지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상주시는 올해 6월, 비수도권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기회발전특구'로도 최종 선정되면서 이른바 '콤팩트 시티' 'S-테크 시티'로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공간혁신구역으로 달라지는 콤팩트 시티

상주의 주요 도심인 '상산로 일대'는 지금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들이 대부분이다. 도심의 명성은 예전만 못하고, 즐길 거리가 많지 않다 보니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상주시는 도심의 활력과 미래 100년의 상주 발전을 위해 도심 재구조화에 들어갔다. 낙원동 일원으로 통합 신청사와 상주문화예술회관을 이전하고, 학교 시설을 재배치해 도심 활력을 되찾아 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후적지가 될 상산로 일대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공공청사·학교·문화시설 이전 후적지인 상산로 일대는 상주역과 종합병원·물류단지·공공청사·도서관·시장·도시재생 사업지구 등이 모여 있는 주요 지역이지만, 제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제 1종 일반주거지역은 4층 이하의 저층 주거 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환경 조성이 가능하고, 지역의 개발밀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60%와 200%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이대로는 새로운 도심으로의 변화가 쉽지 않다. 이에 상주시는 '국·공유지를 활용한 콤팩트시티 개발'이라는 사업명으로 공간혁신구역 선도 사업 공모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변화를 이끌 잠재력이 있는 지역인지, 국·공유지 등 사업 추진이 용이한 지역인지, 사업 추진 의지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선정 기준과 꼼꼼한 실사를 통해 상주가 공간혁신구역 선도 사업지로 최종 선정된 것이다. 상주시는 사업 추진 의지가 매우 높고, 사업 예정지 대부분이 국·공유지여서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간혁신구역으로 선정된 상산로 일원 약 7만3천㎡에는 사업비 5천억원이 투입돼 상주시가 꿈꾸는 콤팩트 시티로 부상할 예정이다. '콤팩트 시티'란 도시 중심부에 주거·상업 시설을 밀집 시켜 시민이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니며 생활할 수 있게 한 도시 모델을 뜻한다. 상주시 공간혁신구역은 4가지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먼저 현재 시청 부지에는 도심부의 랜드마크가 될 비즈니스 타운이 들어선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산업 전시 및 회의, 청년창업 지원 등도 함께 이뤄지면서 글로벌 상주의 주요한 동력이 될 예정이다. 두 번째로는 공공기관 및 기업체 근로자의 주거지 조성과 도심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공동주택이 건설된다. 더불어 도서관, 북카페, 시민교육센터, 팝업스토어, 어린이집 등 젊은 층이 교육과 문화, 돌봄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인 복합문화센터, 주변 건축물과 연계해 휴식과 주차까지 가능한 센트럴파크까지 갖추어져 '찾고 싶고, 살고 싶고, 누리고 싶은 상주'로 새롭게 변모할 예정이다. 이 같은 도심의 혁신적인 변화는 상주시에 둥지를 틀고 있는 혹은 둥지를 틀게 될 2차전지 기업에도 더 나은 인프라를 제공하는 계기가 된다. 근로자들은 타 지역에서 상주로 어렵게 출퇴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생활, 문화까지 상주 내에서 누리는 원스톱 생활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상주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2차전지 클러스터인 '청리일반산업단지'가 지난 6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상주에 더 많은 기업이 찾을 기회의 문까지 열렸다.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9] 규제는  완화되고 기회는 완벽하게!변화하는  도시  상주
상주시 공간혁신구역 조감도. 〈상주시 제공〉

◆첨단산업 기회발전특구, 상주 S-테크시티

2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인 SK머티리얼즈 그룹 포틴이 둥지를 틀고 있는 '청리일반산업단지'가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데는 정부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만든 기회발전·교육발전·도심융합·문화 특구의 하나인 기회발전특구에 상주시를 최종 선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회발전특구로 선정된 지역에 수도권 기업이 이전할 시 취득세를 100% 감면하고, 창업 기업 및 신설 사업장에는 5년간 소득·법인세 감면 및 2년간 50% 감면 혜택과 기회발전특구 내 주택 취득 시 농어촌주택 양도세 특례를 적용해 주는 등 다양한 세제 특례와 규제 특례 등을 지원한다. 기업이 상주에 둥지를 틀 기회가 그만큼 많아지는 셈이다. 상주형 기회발전특구는 이른바 'S-테크 시티'로 불리는데, 'S'는 상주시·2차전지 사업·앵커 대기업(SKM)·스마일 커브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고, '테크'는 상주시의 첨단산업 기술도시로의 도약을 의미하는 단어다. 상주형 기회발전특구는 1단계로 청리일반산업단지 내 11만3천 평이 지정되었으며 앵커 기업인 SK머티리얼즈 그룹 포틴이 부지를 확보했다. 2단계로는 향후 약 58만 평의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하여 재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기업 유치에 전면적으로 뛰어든 상주시가 느낀 점은 '청리일반산업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유치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근로자들이 상주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상주시는 앵커기업 주도형 클러스터 구축, 2차전지클러스터 산업단지 기반 소재부품 정비 클러스터 조성, 2차전지 산업 중심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체계 구축, 상주형 2차전지 K-U시티 사업을 통한 산학연협력 인재 양성,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한 청년 인력 양성 및 일자리 확보 등의 정책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상주를 만드는 동시에 상주에서 인재를 키워 지역 기업에서 활동할 수 있는 교육 및 정주 여건까지 만들어 가는 중이다. 상주형 공간혁신구역은 첨단산업도시 상주의 튼튼한 뿌리가 되어 주고, 새로운 정주 생태계를 만들어 줄 것이다.

2022년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한 '균형발전 모니터링&이슈 Brief'에서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을 주제로 다룬 분석에 따르면 청년들은 지역을 이미지화했을 때 '가을과 클래식, 원색'을 연상한다고 한다. 청년이 생각하는 지역의 이미지가 정적이고, 다소 오래되고, 다양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앞으로 상주를 또 다른 이미지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더 밝고, 활기차고, 다양한 색상'의 상주가 시작되고 있다.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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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영,박성미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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