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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
엽서나 리플릿, 도록 등의 인쇄물은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필수적으로 찾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감동 받은 작품의 여운을 리플렛으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전시 인쇄물들은 관람객과 미술 종사자 모두에게 중요한 기록물이다. 큐레이터에게도 전시 인쇄물은 창의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전시 인쇄물 중 리플릿(leaflet)이란 설명이나 광고 선전 따위의 내용을 담은 한 장의 접지이거나 한 장으로 된 인쇄물이다. 비슷한 팸플릿(pamphlet)은 리플릿의 내용을 조금 더 풀어 여러 페이지로 구성된 작은 소책자이다. 기획에 따라 선택하는 형식이 다르지만 둘 다 전시의 주제와 주요 작품 소개, 관람 경로 안내 등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대부분 전시 엽서는 작품 이미지가 담겨서 그 자체가 작품이 되어 관람객들에게 소장의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특별히 필자는 전시를 기획할 때 엽서와 현수막으로 쓰이는 작품 이미지의 색감은 더욱 민감하게 신경 쓴다. 또한 여러 작품 이미지를 엮은 도록은 작가의 철학과 의도 그리고 전시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엽서, 리플릿, 도록과 같은 인쇄물들은 미술 아카이빙의 수단으로도 중요하다. 해외에는 미술 아카이빙 역할을 하는 유명한 미술관, 박물관들이 있다. 그들은 기록물의 디지털화와 연구까지 더하여 국제적으로 더 나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은 미국 예술가들의 자료들을 아카이빙한 대표적 기관으로 현대 미술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르코미술관이 계속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예술기록원에서 꾸준히 한국 근현대 미술 아카이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서비스인 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 사이트를 통해 일부 자료들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현대미술을 기록하는 전문 기관인 서울시립 미술 아카이브는 작년 4월에 설립되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아카이빙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 아카이빙은 국가의 문화적 자산을 보존하고 전 세계에 공유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어 어디서든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인쇄물은 미술의 또 다른 차원인 것 같다. 리플릿 디자인, 도록의 레이아웃 그리고 발전되는 엽서의 퀄리티는 전시 감상의 일부라 여길 정도이다. 관람객에게 정보도 전달하고 작품과의 연결고리인 전시 인쇄물을 후대에 남을 또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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