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농원 남법식 대표가 사과재배 농민들에게 스마트팜 시설 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팜에서는 온·습도, 토양수분, 병해충방제 등을 자동화시스템으로 관리한다. |
사과는 '국민 과일'이라고 불릴 만큼 남녀노소 관계없이 대중들에게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담 없이 손쉽게 접할 수 있을뿐더러 맛과 영양소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청송은 사과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도시다. 청송군은 연간 국내 사과 총생산량의 10%가 넘는 주산지다. 이를 증빙하듯 사과 농장이 없는 마을을 찾기 힘들 정도며, 지역 곳곳에는 사과 모형의 조형물과 같은 홍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맛도 뛰어나다. 청송사과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를 포함해 12년 연속 대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매년 청송사과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8회째인 청송사과축제는 지역을 넘어 국내 대표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청송하면 사과, 사과하면 청송'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사과는 청송군의 가장 큰 경제 성장 동력이자, 군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이다.
하지만, 전 지구적인 이상기온 등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사과 생산과 수확이 예전 같지 않다. 이에 맞서 청송군은 사과 스마트팜 연구사업, 스마트팜 복합문화지구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청송군은 이를 통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청송사과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GAP인증 농가 출하장려금 지원사업 등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또, '황금진'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사과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미래 농업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송군 스마트팜 비닐하우스. 청송군 현동면 거성리에는 2천㎡(약 600평)의 규모의 연동형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으며, 골든볼과 썸머프린스, 홍로, 아리수 등 5종의 조·중생종 사과 1천300여 주가 식재돼 있다. |
◆미래형 농업 모델 '사과 스마트팜 연구사업'
현재 우리 농촌은 이상기후, 인력 부족, 병해충 다발생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방식이 개선돼야 하며 그 중심에 스마트팜이 있다. 스마트팜은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한 시설, 노동력이 적게 소요되는 자동화 관리, 농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재배환경 조성으로 농업소득을 극대화하고 농작업을 단순화하는 미래형 농업 모델이다.
청송군은 올해부터 사과 스마트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사업의 주된 목표는 자연재해와 병해충을 예방하고 노동력을 절감하는 등 저비용으로 고품질 사과를 조기 수확하는 것이다. 더불어, 적은 면적에서 최대한 많은 양을 수확해 농민들에게 고소득을 창출해주는 것이 목표다.
연구사업에 적용되는 기술은 온·습도, 토양수분, 병해충방제 등을 자동화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여기에 기계화가 가능한 평면형 수형과 골간 사이를 최소화하는 1.2×1.2m 재식을 기본 재배모델로 적용해 정밀관리가 가능한 사과 스마트팜을 목표로 한다. 현재 현동면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내년 하반기 각 읍·면별로 조직화, 규모화해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현동면 거성리에는 2천㎡(약 600평)의 규모의 연동형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으며, 골든볼과 썸머프린스, 홍로, 아리수 등 5종의 조·중생종 사과 1천300여 주가 식재돼 있다. 이곳은 청송군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청송농원 남법식 대표는 사업의 최대 효과 중 하나가 '규모'라고 했다. 현재 비닐하우스의 규모는 일반 야외 밭을 5분의 1로 축소해 놓았다. 사과 1천300주를 노지에 심을 경우 9천900㎡ 이상의 부지가 필요하다. 식재된 묘목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일손도 많이 줄었고 농약도 적게 사용하는 등 기존 재배 방식보다 비용이 상당수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밀실 재배여서 노지에서는 하기 힘든 유용 미생물도 살포할 수 있어 병해충을 예방하는 등 고품질 재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농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법식 대표는 "청송군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업이어서 그런지 관심이 높아 어깨가 무겁다"면서 "사업이 꼭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청송군 스마트팜 무인방제기. 청송군은 올해부터 사과 스마트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스마트팜 복합문화지구 사업
기후변화와 인구 고령화가 농업의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청송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농업의 도입과 확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청송군은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농업 강국 선진지 견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마트농업을 선도하는 네덜란드에서 각종 센서와 드론, 자동화 기술을 통해 온실 내 작물의 생육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재배 조건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접했다. 또, 스마트농업으로 인해 생산성은 극대화되고 인건비는 절감되는 효과를 누리며, 기술 협력과 전문가 양성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청송군은 이러한 성공 사례를 참고해 스마트농업 기술을 확대 보급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팜 복합문화지구 조성사업이다. 현재 추진 중인 복합문화지구 조성사업은 약 5만 평 규모에 달하며, 2천500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단지 내에는 유리온실 등 스마트 재배시설을 비롯해 창고 및 가공 시설 판매·전시·체험·교육·숙박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내외 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청송군은 올해 스마트팜 관련 기업 및 기관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복합문화지구 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스마트팜 특성화 고등학교를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청송군은 스마트팜 복합문화지구가 조성되면 과학농업 기술 확산의 전초기지로 농업경쟁력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인한 인구 증가, 스마트팜 선두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송군 스마트팜에서는 자연재해와 병해충을 예방하고 노동력을 절감하는 등 저비용으로 고품질 사과를 조기수확할 수 있다. |
◆청송사과 브랜드 강화로 경제 활성화
청송군은 농민들의 오랜 숙원사항이었던 농산물공판장을 2019년 개설했으며, 지역 내에서 사과를 제값에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청송사과 품질 보증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구매 환경을 조성했다. 농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직거래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농산물 택배비 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청송군의 미래를 책임질 황금사과 브랜드 '황금진'도 개발했다. 2019년부터 시작한 황금진은 사과의 껍질이 빨갛다는 기존 인식을 탈피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다. 황금진의 품종인 시나노골드, 골든볼 등의 껍질이 노란 금색 빛을 띤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처럼 황금진은 프리미엄 품종으로 일반 사과보다 맛도 뛰어나고 가격이 높은 등 고부가 가치 작물이다. 또, 청송지역의 기후와도 잘 맞아 다른 지역의 같은 품종보다 맛도 우수하다는 것. 재배 면적은 2023년 기준 200㏊, 2천t 정도 생산되고 있다.
이외에도 매년 청송사과축제를 개최하며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사과 축제인 만큼 열기가 뜨겁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46만명의 관광객이 축제 기간 청송군을 찾았다. 이들이 교통, 숙박, 식·음료 등 6개 분야에서 소비한 총액은 총 20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축제장에서 판매된 사과는 9천100여 박스, 4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청송사과
청송군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청송사과로 도약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은 향후 청송군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수적이기도 하다. 스마트팜 등 과학기술 농업이 더욱 발전되면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낮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청송군은 수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GAP 인증농가 출하 장려금 지원사업과 청송사과 안정성 강화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가지정 수출단지를 1개소에서 2개소로 확대 지정하기 위해 관련 수출업체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목표로 현지 시장 조사 및 현지 업체 방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히 추진 중이며, 해외 바이어들과 협상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군민이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농업과 수출 확대, 청송사과 브랜드 강화 등 고부가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청년들이 유입되는 등 희망찬 청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유병탁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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