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 '죄송합니다' 고개숙인 계엄 군인…"안쓰러움·고마움 느꼈다"

  •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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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4 10:08  |  수정 2024-12-04 10:08  |  발행일 2024-12-04
시민들에 죄송합니다 고개숙인 계엄 군인…안쓰러움·고마움 느꼈다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페이스북 캡쳐.

비상 계엄이 선포된 후 국회 본청 건물에 투입된 계엄군 중 한 명이 시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뒤 철수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4일 오전, 독립 언론 '리포액트'의 허재현 기자는 자신의 SNS에 고개 숙인 한 계엄 군인의 사진을 올리며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 군인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눈에 봐도 너무나 반듯하게 생긴 그 계엄군 청년. 안경 너머 비치는 맑은 눈동자에 그만 저는 모든 분노가 사라지며 한없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함께 느꼈다"며 "쫓아오는 저에게 한번, 두번, 세번 거듭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 말하던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진심을 느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 진심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신의 인사를 받은 한 시민이자 취재 기자였다.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 부디 건강하게 군복무 마치고 건강한 청년으로 우리 사회에 돌아와 달라. 고맙다"고 덧붙였다.

허 기자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속에는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한 한 계엄 군인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모습이 담겼다.

계엄에 투입된 군경 병력도 우왕좌왕하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계엄이 선포된 후 국회 주변에 배치된 경찰들의 태도에 대해 "'국회의원이 일하러 가는데 막는 게 맞습니까'라고 소리쳤을 때 젊은 경찰들이 굉장히 동요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휘관은 '여기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젊은 경찰관들은 '국회의원이면 들여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일사불란하다는 느낌보다 안에 상당한 동요가 있다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7분에 계엄 선포에 나섰고, 6시간 만인 4일 오전 4시 27분에 전날 선포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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