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은 '3월의 감정기록 1'
갤러리제이원(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60)은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이기은 개인전 '감정의 흔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꽃의 형태와 색채에서 얻은 시각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작업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작가의 작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소모되는 감정선을 보듬으려 한다. 완벽해 보이는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며 찾아오는 마음의 병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씨앗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과정을 억압된 감정선의 흐름에 대입하려 했다.
이 작가는 "감정은 내면 깊은 곳에서 보내온 본능의 메시지"라며 감정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그의 작품은 감정의 결을 '솔직하게' 기록한 감정 일기이자, 잊혀진 감정들을 다시 찾기 위한 이정표다.
캔버스 위에 유채 물감을 쏟아붓고, 물감이 흘러내리고 번지며 마르는 과정을 지켜보는 순간은 이 작가에게 일종의 명상이자, 내면 표출의 통로다. 때로는 꽃 없이 액체만으로 작업하는데, 이는 감정의 유동성과 강도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갤러리제이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작은 치유의 초대장이 될 것이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작품에 투영된 감정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053)252-0614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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