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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기자〈사회3팀〉 |
그 타운홀미팅을 청도군도 개최했다. 청도군은 군 단위 전국 최초로 전 읍·면을 순회하는 '군민과의 대화 -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지난해 김하수 청도군수는 군정 성과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고회 대신 주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말했다. 청도군의 타운홀미팅은 그렇게 2월6일 운문면을 시작으로 3월7일 각남면까지 9개 읍·면에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군수와 부군수 이하 각 실·소·과장이 참석했다. 민원청취 현장이 아니라, 청도의 장기적 이득을 위한 제안이 이어졌다. 답변은 군수가 직접했다. 한국수자원공사·한국농어촌공사·농협 등 단체 및 기관의 지사장이나 조합장 등 외부전문가가 직접 설명해 답변의 수준을 높였다. 또 주민의 추가의견이 오가며 제안은 완성도를 더했다.
청도군에 따르면, 73건의 제안이 있었고 9건은 전면 수용, 56건은 일부 수용, 8건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법적 제한이 있거나 투입예산에 비해 효과가 적은 제안은 제외된 것이다.
타운홀미팅을 열기 전에 주민들은 의견을 모았다. 이 탓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제안을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발언이 이어진다면 타운홀미팅은 산으로 가게 된다는 우려 탓에 미리 주제를 선별했다. 실제로 몇몇 주민이 주제에 벗어난 발언을 해 사회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자는 “실무자에게 안내를 받고 의견을 달라”고 설명하며 주민의 아쉬움을 달랬다.
9번의 타운홀미팅에서 2천명이 모였다. 적은 인원이 아니지만, 2천명은 청도군 전체 인구의 5%가량이다. 5%가 낸 73건의 의견 중 65건인 89%가 받아들여졌다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정제됐다고 비칠 여지가 있다. 또 평일 오후에 열린 탓에 청년의 참석률은 저조했다. 더 많은 참석과 더 많은 제안 접수가 숙제로 남았다. 그래서 군은 온라인으로도 의견을 받아 더 많은 생각을 듣기로 했다.
제도나 정책이 처음부터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청도군의 타운홀미팅도 마찬가지다. 군은 이번 타운홀미팅 덕에 '의식의 선진화'를 엿봤다. 군민의 참여의식이 발전되면 또 주제를 선정하지 않아도 양질의 제안과 결론이 도출되는 군민 정책간담회이자 군민의 축제로 재탄생할 것이다.
참정권의 행사에는 투표뿐 아니라 여러 방법이 있다. 타운홀미팅을 통해 참여하는 집단지성이 미래를 여는, 청도를 청도답게 만드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
박준상기자〈사회3팀〉

박준상
새롭고 힘나는, 청도의 '생활인구' 박준상 기자입니다. https://litt.ly/junsang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