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공의 20여 명 복귀…사직 사태 후 첫 수련 재개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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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3 19:06  |  발행일 2025-06-03
경북대 10여명 제외하곤 사실상 지원자 없어…복귀 흐름 확산엔 한계
전국 복귀율 5.9%…수련 전공의, 이전 대비 18.7% 수준
대구 한 대학병원에 의료진과 환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영남일보 DB>

대구 한 대학병원에 의료진과 환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영남일보 DB>

사직했던 대구지역 전공의 20여 명이 이달 3일부터 수련병원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수련을 재개한다. 지난해 2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공식 복귀사례다. 의료현장의 정체된 시계가 조심스럽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 그러나 복귀 규모는 기대에 못 미쳐, 수련 병원 인력난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3일 "추가 모집을 통해 전국에서 860명의 전공의가 수련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모집 정원 1만4천456명(인턴 3천157명·레지던트 1만1천299명) 가운데 5.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로써 현재 수련 중인 전공의는 총 2천532명이다. 지난 3월 승급한 850명, 상반기 복귀자 822명, 이번 추가 복귀자 860명을 모두 더한 수치다. 하지만 의정 갈등 이전 전공의 수(1만3천531명)의 18.7%에 불과하다.


대구지역 수련병원 상황은 특히 냉랭했다. 경북대병원이 10여명으로 가장 많은 전공의를 뽑았지만, 계명대동산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모집 규모를 밝히지 않은 영남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도 복귀 전공의가 소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병원은 마감 기한을 연장하면서까지 전공의들의 복귀를 기다렸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의료계 안팎에선 복귀 움직임이 의미있는 신호이긴 하지만, 변화의 동력으로 보기엔 미약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 유인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은 여전히 정책 불신과 미래 불확실성에 머뭇거리고 있다"며 "의정 갈등의 상처가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 요청을 수용해 지난달 수련병원별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했다. 정기 모집 전이라도 조속히 수련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복귀 유인을 위해 인턴 수련 기간을 12개월→ 9개월로 단축하고, 레지던트 3~4년차 전공의에겐 내년 초 전문의 시험 응시를 허용했다.


그러나 제도적 유연성만으로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전공의 수련 시스템에 대한 신뢰 회복과 의정 간 실질적인 소통 없이는 이번 복귀 흐름이 전국적 확산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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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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