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립극단·대구문화예술회관·DIMF가 공동제작한 창작뮤지컬 '설공찬'의 '채수'역에 더블캐스팅된 배우 조영근(왼쪽)과 최우정이 지난 2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의 한 휴게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서로 연기 컬러가 달라서 회차마다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겁니다. MBTI(성격유형검사)로 따지면, 극T(사고형)와 극F(감정형)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는 7월4일 초연을 앞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시립극단 공동제작 창작뮤지컬 '설공찬' 무대에 오르는 배우 최우정(대구시립극단 단원)과 조영근(극단 폼 대표)을 지난 2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났다. 이번 작품에서 조선시대 학자인 '채수' 역에 더블 캐스팅된 두 배우는 배역을 위해 수염도 길렀다.
또 다른 더블캐스팅 배역은 '설공찬' 역(배우 송유택·원찬)이다. 조씨는 "배우 조합마다 다른 매력이 있을 테니 4번은 보러 오시라"는 말과 함께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화답했다.
'채수' 역은 조선시대 실존 인물로 금서(禁書)가 된 '설공찬전'을 집필한 학자다. 추정화 연출가로부터 다소 유쾌한 작품 내에서도 중심을 잡아달라는 디렉팅도 받았다.
최씨는 "진중한 역할을 다하면서도 뮤지컬인만큼 지루하지 않게 코믹한 애드리브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최씨와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이야기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대구시립극단·대구문화예술회관·DIMF가 공동제작한 창작뮤지컬 '설공찬'의 '채수'역에 더블캐스팅된 배우 조영근(왼쪽)과 최우정이 지난 2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의 한 휴게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수민기자>
'설공찬'은 두 배우가 함께 작업한 세 번째 작품이다. 처음 함께한 작품인 뮤지컬 '견우지애'(2017)에 이어 두 번째 작품으로 극단 고도의 연극 '용을 잡는 사람들'(2019)에서 연을 맺으며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지내왔다.
세 번째 만남인 이번 작품의 경우 창작진과 배우가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두 배우는 한목소리를 냈다.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의 즉흥적인 제안도 유연하게 반영되는 등 좋은 작품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 "공연이 일주일 가량 남은 지금도 대사나 넘버의 가사, 박자, 마디까지 계속 바뀌고 있어요. 그 나름의 맛이 있어 즐겁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두 배우에게 외부 창작진 및 배우들과의 협업은 "신선하고 좋은 자극"이라는 데도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해 공동제작 뮤지컬 '미싱링크'에도 참여했던 최씨는 지난해와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씨는 "지역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새로운 창작진이나 배우들과 작업을 할 기회가 드문데, 이번에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어가게 된다"며 "타 지역 배우들과도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조씨는 오는 7월2일 열리는 DIMF 인큐베이팅사업 리딩공연에서 사극 뮤지컬 '탁영금'의 작가로도 활약한다. "아르바이트 세 개를 동시에 하는 느낌"이라던 그는 배우·연출·극작을 병행하고 있다. "장점이라면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배우인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약간의 호기심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넘버·안무·서사 모두 어렵지 않으니까요.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양껏 즐겨주세요."(최우정)
"대구의 큰 축제인 DIMF에 걸맞게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거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꼭 찾아주셔서 '설공찬'이 대구 대표 뮤지컬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조영근)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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