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추억의 포토] 백발노모 업은 ‘막내아들의 환갑잔치’

  •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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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4 02:15  |  발행일 2025-09-24
환갑을 맞은 아들이 백발의 노모를 업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최연자씨 제공>

환갑을 맞은 아들이 백발의 노모를 업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최연자씨 제공>

1981년 4월, 경북 영천의 어느 집 마당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중년의 남성 등에 업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꽹과리를 손에 든 사람, 흥겨운 듯 춤을 추는 사람도 있다. 할머니를 등에 업는 중년의 남성은 바로 이날이 환갑날이었다.


지금보다 평균수명이 훨씬 짧았던 예전에는 장수를 축하하는 환갑날이 결혼식 다음으로 큰 동네잔치였다. 자식들은 온 동네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 동네 사람들은 미리 준비한 풍물로 흥을 돋구었다. 조금전까지 천막을 치고 음식과 술을 나누었던 앞마당은 금세 흥겨운 무대로 바뀐다. 그러자 환갑을 맞이한 주인공이 자신을 낳아주신 어머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모를 업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고 한다. 백발의 노모는 당시 97세로 여러 아들 중 이날 환갑을 맞이한 막내아들과는 평생을 함께 살았다고 하니 모자지간의 지극한 정을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100세 시대인 요즈음 현대인들에게는 환갑잔치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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