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공고 출신 항공기정비 엔지니어 이광영씨, 선생님들 대상 강의 “직업계고 나와도 성공할 수 있어요”

  •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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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4 02:15  |  발행일 2025-09-24
이광영 한국항공우주산업<주> 항공기 정비담당 주임이 대구지역 중3 부장교사들에게 직업계고 졸업생 성공사례 강의를 하고 있다.

이광영 한국항공우주산업<주> 항공기 정비담당 주임이 대구지역 중3 부장교사들에게 '직업계고 졸업생 성공사례' 강의를 하고 있다.

"그동안 모교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취업 성공담을 들려주는 강의는 몇 차례 했지만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처음입니다." 직업계 고교 출신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에 입사해 현재 12년 차인 이광영(30)씨가 대구시교육청의 요청으로 최근 중학교 3학년 부장교사 70여 명 앞에서 강의를 했다.


이씨는 지난달 27일 미래직업교육센터에서 열린 '2025 직업계고 직업진로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중3 부장교사 권역별 워크숍'에서 직업계고 졸업생 성공사례에 대해 강의했다. 이날 강의에는 교육청 직업교육팀장학관 및 주무관도 참석했다. 강의는 모교 은사님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경북기계공고에서는 매년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강의하는 '선후배 간 소통의 시간'을 가져오고 있다. 올해는 10명의 선배를 초청해 4시간에 걸쳐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에 모교 교사가 이씨의 강의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필요한 강의라고 생각해 교육청에 건의했고, 이를 교육청에서 받아들였다.


이날 강의를 들은 교사들은 취업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들었고, 이씨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또 소속 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도 강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씨는 2013년 KBS의 '스카우트'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아쉽게 탈락한 후 수차례 인사팀과 전화를 하며 고졸 특별채용 지원서를 획득했다. 이어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으며 2014년 1월1일 정규직으로 발령받고 현재 KF-21 항공기정비담당 주임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의 대선배로 항공기 제작 명장 자격을 보유한 35년 경력의 김성문 수석과 임무컴퓨터 SW개발담당 허경환 수석 등 두 분과 함께 창작 동화책 '비행기랑 내 몸이랑 똑같다고?!'를 발간했다. 이 책은 사내 작가들이 직접 쓴 비행기 창작 동화로 어렵게만 느껴지는 비행기 구조를 인체 구조에 빗대어 쉽게 설명해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항공 분야 지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쓴 동화다.


"중학생 시절부터 기계 만지기를 좋아해 직업계 고등학교를 선택했다"는 이씨는 입사 후에도 시간 관리와 인간관계 관리, 자기계발 등에 철저히 노력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영어 공부를 하고, 2019년에는 경상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올해 졸업한 그는 직업과 학업을 모두 성공적으로 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씨는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 가운데 간혹 스스로 낙오자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주위의 시선도 그런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연차를 내어가며 강의 요청에 기꺼이 응한다"고 말했다. 또 이씨의 어머니 전미연씨는 "처음 광영이가 직업계고에 진학했을 때 안타깝게 보던 사람들이 지금은 부러워한다. 아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믿어 준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최근 출간한 창작 동화책 비행기랑 내 몸이랑 똑같다고?!

최근 출간한 창작 동화책 '비행기랑 내 몸이랑 똑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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