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돼 고문 끝에 숨진 경북 예천 출신 20대 대학생 박모씨의 유해가 사망 74일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지난 8월 8일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두 달 반이 지나서야 고국 땅을 밟은 셈이다.
21일 오전 8시 4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KE690편에는 화장된 박씨의 유골함이 실려 있었다. 도착 직후인 오전 8시 40분,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이 직접 유해를 인계받았고 낮 12시 46분 유족에게 전달됐다. 유족은 별도의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구미의 한 사찰에서 천도재를 봉행한 뒤 예천 선산에 안장할 예정이다.
유해 송환에 앞서 현지에서는 한국과 캄보디아 당국이 공동으로 부검을 진행했다. 20일 오전 10시 35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이뤄진 부검에는 한국 측에서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 경북경찰청 수사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 등 6명이 참여했고 캄보디아 관계자 6명도 함께했다. 화장은 부검 직후 진행됐다. 해외 사망 사건의 경우 사망 원인에 대한 1차 확인과 함께 유해 훼손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경찰은 이번 부검에서 장기 적출 등 의도적 훼손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고 다수의 타박상과 외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국내에서 추가로 진행될 조직검사와 약·독물 검사 결과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해외 사건의 경우 현지 부검은 육안 확인과 1차 소견에 초점이 맞춰지고 정밀 감식은 국내 전문 기관에서 다시 진행된다. 특히 독성 반응 여부는 별도 분석이 필요해 일정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경찰은 모집책과 주범을 특정하기 위해 캄보디아 당국과 공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형사사법 공조 체계를 통해 수사 자료를 교환할 수 있으며 인터폴 공조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는 외국인을 유인해 감금·폭행하거나 온라인 사기 조직에 강제로 가담시키는 범죄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각국 수사기관은 이 지역의 범죄조직이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고 분석해왔다. 한국 경찰 역시 동남아 국가들과 공조 채널을 강화해 왔으나, 실제 검거와 처벌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사건별로 편차가 크다.
박씨 사건의 경우 캄보디아 당국이 유해 송환 절차에 신속히 협조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해외 사망 사건은 사망진단서 발급, 부검 여부 결정, 화장 또는 방부 처리, 항공 운송 허가 등 행정 절차가 복합적으로 얽혀 통상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된다.
유족은 "끝까지 진실이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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