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생존의 마지막 방패 ‘K-스틸법’ 국회 조속 통과를

  • 김기태
  • |
  • 입력 2025-10-27 20:04  |  발행일 2025-10-27
미·EU 관세폭탄, 철강 수출 직격탄
중국 저가 공세에 산업 경쟁력 위기
K-스틸법, 탄소중립·수소제철 핵심축
포항 등 지역경제까지 흔들려
포항제철소 2고로 출선 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2고로 출선 모습. 포스코 제공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보호무역 조치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이 올들어 철강 제품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50%로 올렸고 EU는 무관세 수입 할당량을 47% 줄인 뒤 초과 물량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다.


미국과 유럽은 한국 철강의 핵심 수출 시장이다. 업계는 관세 인상만으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연간 부담이 약 4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관세 인상이 수출 단가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현지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가격을 유지할 경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글로벌 철강 수요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세계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내수 부진이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는 구조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해외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일부 중국산 후판 등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예비 적용한 바 있다.


업계는 "저가 수입과 관세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압박 구조"라고 설명한다. 수출길은 좁아지고 내수 시장은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인 것.


철강 산업의 위축은 조선·자동차·건설 등 전방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철강 생산과 가공이 집중된 포항과 광양 등 지역은 이미 산업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협력 중소기업의 가동률 하락과 고용 불안은 지역 상권 위축으로 이어진다. 산업 기반이 약화될 경우 지역 재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 특별법', 이른바 K-스틸법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법안은 지난 8월 여야 의원 106명이 공동 발의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불공정 무역과 글로벌 공급 과잉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 마련이고 다른 하나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춘 생산 체계 전환이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은 법안의 중심에 놓였다. 기존 고로 방식은 철광석을 석탄으로 환원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반면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할 경우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수소 공급과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가 전제돼야 하며, 초기 투자 비용도 상당하다. 업계는 기술 개발과 설비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세제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관세 부담 완화와 친환경 전환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국내 철강사의 투자 여력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과 노후 설비 교체 비용도 기업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원가 상승이 누적되면 기술 전환에 투입할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 지원이 늦어질수록 격차는 벌어진다"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김기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