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픽] 울진 죽변, 색다른 가을 바다의 매력을 만나다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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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30 16:25  |  발행일 2025-10-30
하트해변에서의 로맨틱한 일출
등대 아래 흐르는 자연의 오케스트라
어촌의 숨결이 살아있는 바다 마을
산 등성이에서 본 죽변 항구에 일몰 모습 .<울진군 제공>

산 등성이에서 본 죽변 항구에 일몰 모습 .<울진군 제공>

동해바다도 한 눈에 볼수 있는곳 죽변 등대모습도 볼수있다.<울진군 제공>

동해바다도 한 눈에 볼수 있는곳 죽변 등대모습도 볼수있다.<울진군 제공>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세트장 옅 죽변  용의 꿈길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길이 이어지는곳에서 시원한 동해 바다도 구경할수가 있다.<울진군 제공>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세트장 옅 죽변 '용의 꿈길'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길이 이어지는곳에서 시원한 동해 바다도 구경할수가 있다.<울진군 제공>

여름 바다가 온몸으로 부딪히는 열정이라면, 가을 바다는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고요한 낭만이다.


뜨거운 햇살과 파도 소리에 묻혔던 여름이 지나고 나면, 바다는 어느새 한결 깊고 차분한 표정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높아진 하늘과 선선한 바람, 차갑게 맑아진 수평선이 어우러진 가을 바다는 마음을 비우고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의 친구다.


울진 죽변은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여행자를 맞이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의 풍경은 가장 아름답다. 짙푸른 동해와 하늘, 노랗게 물든 산등성이, 그리고 고요히 흔들리는 포구의 물결까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죽변은 '가을 바다'라는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여행지다.


죽변 여행의 출발점은 단연 죽변등대다. 백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해를 비춰온 하얀 등대는 죽변의 상징이자 수호자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당당히 서 있는 등대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절벽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가 장쾌한 장면을 연출한다. 등대 입구에는 '독도와 가장 가까운 땅'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이곳이 대한민국 동쪽 끝의 자부심을 간직한 땅임을 일깨워 준다.


특히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바다 위를 물들이는 순간은 죽변을 찾는 모든 여행자의 마음을 멈추게 한다. 등대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세트장이 자리한다.


붉은 기와의 어촌집이 절벽 위에 서 있는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은 죽변의 인기 포토존으로 자리잡았다. 세트장 옆으로는 '용의 꿈길'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바다의 바람과 대나무 잎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으면 파도와 바람, 새소리가 뒤섞인 자연의 합창이 들린다. 죽변의 가을이 전하는 가장 순수한 위로다.


죽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하트해변'이다. 바다와 모래사장이 만들어낸 곡선이 마치 하트 모양을 닮아 그렇게 불리게 됐다. 하트해변은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거닐기 좋은 곳이자,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다. 잔잔한 파도와 맑은 공기, 그리고 해변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하트해변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부드럽고 따뜻하다.


가을의 죽변은 축제의 열기로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오는 11월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울진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다. 대게, 오징어, 문어 등 울진의 대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보고 구입할 수 있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과 체험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죽변항 일대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잔치마당이 되어, 가을 동해의 맛과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죽변은 바다의 마을이자 사람들의 삶이 깃든 곳이다. 항구에는 여전히 새벽마다 어선을 맞는 어부들의 숨결이 남아 있고, 바닷가 마을 골목에는 오래된 어촌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이번 주말, 짙푸른 동해의 숨결과 가을 햇살이 맞닿은 죽변에서 잠시 멈춰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뜨거웠던 여름의 흔적을 내려놓고, 고요히 가라앉은 바다의 숨결과 어항의 활기, 그리고 제철 수산물의 싱싱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그곳이 울진 죽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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